오전 영업시간이 시작되면서 커피 향기가 은은하게 퍼진다. 취업 특강 소식에 중앙 홀은 취업 준비생들로 가득하다. 한 켠에 마련된 세미나실에서는 조별 발표의 최종 리허설이 한창 진행 중이다. 맞은 편 미니카페에서는 커피를 여유롭게 즐기며 태블릿PC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대학가 주변에 개설한 ‘락스타존(樂Star Zone)’의 모습이다.

○젊은 이미지 이끄는 락스타존

락스타존은 대학생 고객을 타깃으로 한 영업점이다. KB국민은행 을 젊은 이미지로 이끌고 있는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올 들어 대학 인근에 속속 자리잡으면서 대학문화까지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아이디어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냈다. 고려대 총장을 지낸 어 회장은 단기 성과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성장기반 확충 차원에서 젊은층 고객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지시했다. 이때 어 회장이 떠올린 것이 락스타존이다. 실무 총책임은 영업점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한 박인병 부행장이 맡았다.

국민은행은 기존 단순한 은행 영업점의 모습으로는 대학생의 시선을 끌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금융거래만을 위해 찾았던 영업점에 공연장은 물론 친구와의 약속장소,스터디 공간을 결합시켰다.

이화배꽃점 부산대효원점 등 각 대학의 특색도 영업점 명칭에 담았다. 영업점에는 가급적 해당 대학 출신 직원을 배치했다. 대학의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면서 후배들과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려는 의도에서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락스타존 전용 상품인 ‘락스타 통장’의 신규 고객은 출시된 지 1년도 안 됐지만 13만명을 넘어섰다. 벤치마킹하려는 다른 금융회사의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체크카드 발급, 예·적금 등 기본적인 상품만 취급하다 보니 일반 영업점에 비해 수익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락스타존을 통해 은행 이미지 제고와 미래고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 고객에 다양한 서비스

락스타존은 지난 1월 ‘숙명눈꽃점’을 시작으로 서울에 11개, 수도권 6개, 충청권 9개, 영남권 10개, 호남권 5개 등 모두 41곳이 설치돼 있다. 젊은층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금융에 대한 관심을 조기에 갖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수 친구 선후배 동아리 KB캠퍼스스타 등 교내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신입생 환영회를 비롯해 MT 지원,동아리 후원행사 등 각종 이벤트를 벌인다.

최근 대학생들의 관심이 가장 큰 취업 특강, 재테크 강좌 등도 점포별로 선별적으로 마련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월부터 6월 초까지 ‘樂스타 컬쳐&인포’ 행사를 열어 전국 41개 지 점에서 인디밴드 공연 등 문화행사, 금융권 취업 특강,대학생 금융교육을 실시했다.

7월에는 전국 락스타존의 해당 대학생을 선발해 몽골 네팔 등을 여행하며 다양한 민족의 생활 방식을 이해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樂스타 챌린지 대학생 해외 배낭여행’도 진행했다. 지난달부터는 대학생들의 금융에 대한 관심과 주식거래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대학생 모의투자 경연대회’를 열고 있다. 앞으로 대학생 해외 배낭여행 2기를 선발하고 오케스트라 공연 등 문화행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어 회장은 “락스타존은 금융과 문화를 결합한 문화경영의 시험대”라며 “락스타존을 활용한 지속적인 문화활동을 통해 젊은 고객과의 문화적 공감대를 넓혀나감으로써 고객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문화경영’의 성공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