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겹쳐 세계 증시가 급락한 것이 직접적인 한국 증시 급락의 배경입니다.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당분간 주가가 추세적으로 오르기는 힘들 것입니다."

국내 증시가 4% 이상 급락하고 있는 23일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같이 진단했다. 조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대로 올랐던 주가가 세계 경기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달라진 것이 없다는 두려움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기회복 둔화와 유로존 재정위기 등 당분간 세계 경기가 좋아지는 것은 어렵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주가가 올라가기 힘든 상황이란 것이다. 당분간 코스피지수는 1700~1900선 사이의 박스권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봤다.

다만 1700선이 깨지기는 힘들 것이란 판단이다.

그는 "지수 1650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이라며 "세계적으로 돈이 많이 풀려있는 상황이고, 국내 펀드로도 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 유동성 측면에서 1700선 이하에서는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경기침체 우려 심화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주식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조 센터장은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어제 1.7%까지 떨어졌다"며 "이에 반해 주가 급락으로 주식의 시가배당률은 2.2%를 기록하는 등 국채수익률을 넘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쏠림이 너무 커져 오히려 주식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는 할인되고 있는 우량주와 중국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산업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자동차, 석유화학, 중국 관련 내수주 등을 원하는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