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반도체 업계의 생존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 이 회장은 삼성전자가 경기도 화성에 세계 최대 규모로 준공한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인 16라인 가동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날 행사에는 최초로 생산된 반도체 웨이퍼(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를 전달받은 이 회장은 "반도체 업계에 몰아치는 거센 파도 속에서 메모리 16라인의 성공적 가동과 세계 최초 20나노급 D램 양산 성공을 이해 혼신의 힘을 기울인 임직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직원들의 노력으로 기술 리더십을 지킬 수 있었지만 앞으로 더욱 거세질 반도체 업계발(發) 태풍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세계 최초로 20나노급 D램 반도체의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30나노급에 비해 전력 소모는 40% 가량 줄이고 생산량은 50% 높일 수 있게 됨으로써 후발업체들을 따돌리고 업계 1위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

그러나 하이닉스, 엘피다(일본), 마이크론(미국), 난야(대만) 등 경쟁업체들과의 미세공정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반도체 업계의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긴장을 늦출 순 없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 해 5월 착공해 1년 3개월 만에 가동에 들어간 메모리 16라인은 라인면적(FAB: 반도체 제조공장) 약 6만평 규모의 12층 건물로 낸드를 주력으로 양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메모리 생산라인이다.

올해 2월 건물을 완공해 5월 클린룸 공사를 마쳤고 6월부터 시범 가동에 들어가 8월에 양산 체제를 갖췄다. 이 달부터 20나노급 고속 낸드 플래시를 12인치 웨이퍼로 월 1만매 이상 생산하며 본격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빠르게 늘어나는 낸드 플래시 수요에 맞춰 올해 말까지 12인치 웨이퍼 생산 규모를 늘려 나가고 내년에는 10나노급 대용량 고속 메모리도 양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