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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희의 곁에 두고 싶은 책] 퇴직은 새로운 '이륙의 기회'…인생을 직접 운항해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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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다시 시작할 수 있다 ㅣ 김재우 지음 ㅣ 비전과리더십 ㅣ 247쪽 ㅣ 1만2000원
    '1995년 말 퇴직 통고를 받았다. 젊음과 인생을 바쳐 일했던 곳에서 무방비 상태로 방출된 것이다. 그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 한편에서 통증을 느낀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지 못해서도,남 보기 창피해서도 아니다. 나가라고 하기 전에 떠나고 싶었는데 우물쭈물하다 내 인생의 주도권을 놓쳤기 때문이다. '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퇴직이 시작됐다. 직장을 잃은 50대의 현실은 참담하다. 모아놓은 돈도,오라는 곳도 없다. 일한답시고 밤낮없이 바깥으로 나돈 나머지 자식은 남이나 다름없고,아내와의 사이도 여의치 않다. 50~54세 남성의 자살률이 20년 전의 4배로 늘었다는 건 이들의 비극을 전하고도 남는다.

    이 책은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50대 초 직장을 잃고 겪었던 좌절과 분노를 딛고 제2 제3의 인생을 시작,고희를 눈앞에 둔 지금까지 기업혁신 전도사와 한국코치협회장 등으로 활발하게 일하게 된 비결을 소개한다. 부제는'인생 2막,이제 내 길을 갈 때가 왔다. '생생한 경험담은 도통 남의 얘기같지 않다.

    그는 서른일곱 살에 삼성의 임원이 돼 마흔다섯에 삼성항공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젊었을 땐 태평로빌딩의 절반을 내가 올렸다고 할 만큼 자긍심도 있었다"는 정도다. 그러다 쉰둘에 내쫓겼으니 죽을 것 같았을 수밖에.하지만 1998년 워크아웃 대상 기업 벽산을 맡아 1년 만에 회생시킴으로써 구조조정 전문가로 변신했다.

    '벽산 사장을 맡았을 당시,내 최대의 적은 이대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이었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꼭 이기고야 말겠다는 절박함이 있었지만 그보다도 무조건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했다. 내가 나를 신뢰할 때 직원들도 믿음을 갖게 될 것이었다. 1년 뒤 벽산은 내 믿음대로 살아났다. '

    그는 "퇴직은 버스 운전사로부터 '종점이니 내리라'는 얘기를 듣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닥치면 누구나 어쩔 수 없이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려워하지도 거부하지도 말라고 이른다. 퇴직은 착륙이 아니라 새로운 이륙이며,지금까지 남이 운전해온 내 인생을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란 주장이다.

    인생 2막을 열자면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우리 모두 내면에 엄청난 힘과 에너지를 지녔으면서도 자신에 대한 의심 때문에 망설이고 돌아선다는 것이다. '2년을 고민하고도 먼저 떠날 결심을 못했던 건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보다 나 자신에 대한 의심과 신뢰 부족 탓이었다. '

    변화와 위기 앞에서 떠는 이들에게 그는 지난 5월 미국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인 최경주가 마지막 라운드 16번홀에서 티샷 실수로 위험에 처했을 때 캐디 앤디 프로저가 해준 말을 전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지금부터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요. " 그렇다. 인생은 아무도 모른다. 어떤 일이 기다리는지.기운 내시라!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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