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로 내려가기만 하던 삼성전자의 목표주가가 최근 잇따라 상향조정되고 있다. 스마트폰 등이 기대보다 선전하면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당초 우려보다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22일 삼성전자에 대해 3분기 통신 부문의 서프라이즈로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96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렸다. 매수 투자의견은 유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일 기존 93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려잡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유지한다고 이날 밝혔다. 매수 투자의견도 유지. 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 증권도 지난 20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95만원에서 97만5000원으로 올려잡았다. D램 가격 회복 추세로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8월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한 때 3조원 이하로 내려갔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최근 크게 올라가고 있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44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2.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으로 6.2% 감소할 것"이라며 "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 1조3000억원, 통신 2조원, 디스플레이 -2000억원, 디지털미디어 4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송 애널리스트는 "3분기 스마트폰 출하가 기존 예상치 2500만대를 크게 상회하는 2850만대로 예상됨에 따라 통신부문의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2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 역시 모바일 D램 수요 호조, 안정적인 낸드 가격, AP(Application Processor) 증설 효과 등이 긍정적 변수이며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역시 추가적인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당초 2조98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17% 상향조정했다. 스마트폰 판매 호조, 비PC D램 기여, AP 등 시스템LSI의 판매 호조, 모바일 수요의 강세와 경쟁사의 부진 등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현 추세대로라면 스마트폰 판매 3000만대로 가능할 수 있지만 보수적으로 봐도 2900만대는 가능해 보인다"며 통신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추정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 반도체도 당초 추정치 1조500억원보다 많은 1조26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가 다른 사업부분의 호조세를 이끌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는 약 8700만대로 예상했다. 이는 2010년 2500만대 대비 242%의 성장이다. 송종호 애널리스트는 2012년에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는 1억4800만대(+70%)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스마트폰에서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 확대는 곧 삼성전자에 있어서는 AP, 모바일 D램, 낸드,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의 수요 증가를 의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모바일 시대에 적절한 대응으로 장기 성장성을 갖췄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특히 모바일 혁명(PC시대에서 스마트디바이스 시대로 전이)에 따라, 인텔이 지배해온 CPU 시장의 성장세는 점차 막을 내리고 향후 AP 시장은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약 5억3000만대로 추산되는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은 2012년에는 약 8억대(전년대비 +51%, 스마트폰 7억대, 태블릿PC 1억대)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글로벌 AP 시장의 약 50%를 장악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미국 오스틴라인과 국내 14라인에서의 신규 증설을 통해 중장기적인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2012년에는 삼성전자의 자체적인 AP 수요만 연간 2억개에 달할 전망이다.

주가도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는 분석이다.

그는 "최근 주가 상승세가 지속됐으나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은 올 예상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 1.48배, 내년 P/B 1.3배로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며 "특히 AP의 성장세를 통해 반도체 부문은 기존의 메모리 일변도에 탈피하게 되는 바 밸류에이션 상의 상향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는 3분기 실적 호조, 스마트폰 출하 성장, 모바일 관련 반도체 수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장열 애널리스트도 "8월 IT 산업 전반에 걸친 격동의 변화 과정에서 PC D램 가격 폭락, LCD 부진 지속, 경기부진속 TV 등 세트사업전반에 걸친 수요 부진 우려 등 삼성전자에 대한 밸류에이션의 보수적 견해가 지배적이었다"며 "여전히 글로벌 경기의 영향하에 있는 IT 하드웨어 중심 기업이고 사이클 변동성이 높지만 이익 기여 부문의 다각화의 힘이 발휘될 가능성을 재조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