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긴축' 기조 속 R&Dㆍ中企 예산은 확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2013년에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고 말한 뒤 첫 정부 예산안이 나왔다.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과 연구 · 개발(R&D) 투자,농협 구조 개편 등 내년 정부 예산안의 일부만 발표한 것이어서 전체 윤곽을 파악하긴 어렵지만 전반적으로는 '재정 긴축'을 염두에 두면서 성장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취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2009년 이후 SOC 예산 감소

정부는 내년 SOC 예산(22조6000억원)을 올해보다 1조8000억원 줄이기로 했다. SOC 예산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2009년 25조5000억원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 25조1000억원,올해 24조4000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가장 크게 줄어든 부문은 4대강 정비사업과 여수엑스포다. 4대강 관련 예산은 올해 3조800억원에서 내년 3205억원으로 감소한다. 여수엑스포 예산도 4105억원에서 944억원으로 줄어든다. 이 두 사업을 뺀 SOC 예산은 올해 21조원에서 내년 22조2000억원으로 6.1%가량 증가하지만 총량으로는 '예산 지출 축소' 기조를 유지했다.

김동연 재정부 예산실장은 "SOC 투자 예산은 지역 경기와 고용을 고려해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줄기세포 등 R&D 지원 확대

정부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예산을 올해 100억원에서 내년 2100억원으로 늘렸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에도 올해의 두 배인 684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기초 · 원천기술 분야에서는 줄기세포 연구에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서비스산업은 문화콘텐츠 지원에 887억원을 배정해 올해보다 97.6% 늘렸다. 3D 등 첨단 문화산업 분야는 올해보다 8.1% 증가한 5261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내년부터 감축 의무가 부과되는 온실가스 · 에너지목표 관리제를 원활히 이행하는 데도 2225억원을 집행한다. 내년 공공 부문의 전기차 보급은 2500대로 올해의 세 배 수준으로 늘린다. 전기자동차 클린디젤차 등의 기술 개발과 국산화에도 510억원을 지원한다.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교체에 올해보다 55.2% 많은 44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 소상공인 경쟁력 제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관련 분야에서는 창업자금 및 투자 · 융자복합금융지원에 1조4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보다 2300억원(19.2%) 늘어난 규모다. 중소기업의 기술력 확보 지원을 위한 R&D 투자도 7150억원으로 올해보다 13.7% 증액됐다.

특성화고 기술 · 기능교육 지원 대상은 올해 153개에서 내년 200개로 늘린다.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나들가게'(현대식 점포)를 내년까지 1만개로 늘리고,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는 올해 1300억원에서 내년 2000억원으로 확대한다.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대책 예산은 1조8594억원으로 올해보다 15.3% 늘려잡았다. 축사와 원예 과수 등의 시설 현대화에 중점 투입할 방침이다. 강소농 육성 사업(85억원)과 종자강국 도약을 위한 '골든 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25억원)도 새로 추진키로 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