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삼성전자ㆍ현대차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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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株 실적개선 효과…전기전자ㆍ자동차株 강세
포스코ㆍ대한제당ㆍ삼양사, 원재료비 부담에 하락
포스코ㆍ대한제당ㆍ삼양사, 원재료비 부담에 하락
원 · 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하면서 기업들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전자업체 주가는 상승세를 타는 반면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료품 철강 항공 업종은 하락세다. 수출 기업은 국내외 수요가 위축되더라도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환산 실적이 증가,실적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환율 상승세가 꺾이기 전까지는 수출주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자동차 · 전자 채산성 개선 기대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보다 2500원(1.21%) 오른 20만85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4일 20만9000원 이후 최고치다. 현대차 주가는 이달 초까지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원 · 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9일 이후 원 · 달러 환율이 71원10전 오르는 동안 현대차 주가는 1만1000원(5.57%) 상승했다. 기아차도 1900원(2.73%) 오른 7만1500원에 마감,지난달 5일 7만2800원 이후 가장 높은 종가를 기록했다.
해외 판매 비중이 높다는 점이 자동차주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환율이 오르는 만큼 원화로 환산한 매출 및 영업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원 · 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현대차의 주당순이익(EPS)은 1.3%,기아차의 EPS는 1.5% 증가한다"며 "국내외 경기 둔화로 판매 대수가 감소하더라도 환율 상승을 통해 매출 감소분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 · 전자 업종도 환율 상승의 수혜를 입고 있다. 삼성전자는 81만1000원으로 3000원(0.37%) 오르면서 15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는 2만1550원으로 1150원(5.64%) 올랐고 삼성전기와 아남전자도 각각 8.92%,8.24% 급등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전기 · 전자 업종은 원재료 수입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도 환율 상승분의 70% 정도가 영업이익 증가로 반영된다"고 말했다.
◆제당 · 철강 원재료 수입비 부담
식료품 철강 항공 업종에는 환율 상승이 악재다. 해외 매출 증가 효과는 작은 반면 원재료 수입비용은 급증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4500원(1.48%) 하락한 30만500원에 마감했다. 16일 0.75%,19일 7.44%에 이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대한제당과 삼양사도 각각 1.65%와 4.29% 급락했다. 환율 상승으로 설탕 원재료인 원당 수입비용이 증가,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제당업체들은 설탕 원가의 80%를 차지하는 원당을 100% 수입에 의존해 원당 수입가격 상승은 실적 악화로 직결된다.
김주희 우리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원 · 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CJ제일제당의 EPS는 1% 감소한다"며 "외화부채의 평가손실까지 감안하면 EPS 하락폭은 최대 1.8%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환율 상승은 철강 업종의 반등 움직임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포스코는 41만3000원으로 1000원(0.24%) 하락했고 현대제철은 1500원(1.41%),동국제강은 200원(0.72%) 각각 떨어졌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