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탈리아 관련 악재에도 상승 마감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17.03포인트(0.94%) 오른 1837.97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만에 구경하는 반등세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재차 불거진 상황에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이탈리아의 장단기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이에 코스피지수는 약세로 출발해 1800선을 밑돌기도 했다. 하지만 기관이 매수세로 가닥을 잡으면서 지수도 낙폭을 빠르게 만회했다. 한때 보합권에서 주춤거리다 오후 들어 상승세로 가닥을 잡고 1840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탈리아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예상됐던 이슈였던데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어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인 모습이었다.

다만 외환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1.40원 뛴 1148.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저항선으로 기대됐던 1150원을 뚫고 1156원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1800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도 2749억원 매도 우위였다. 반면 기관은 9일째 순매수하며 2079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수세는 장 초반부터 강하게 유입돼 증시의 우군으로 떠올랐다. 차익 거래는 3302억원, 비차익 거래는 1150억원 순매수로 전체 프로그램은 4453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대부분 업종이 장중 반등했다. 기관이 집중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전기전자를 비롯 화학 기계 운송장비 건설 서비스 제조 업종이 1% 이상씩 뛰었다. 증권과 보험 업종은 2%대 급등했다.

반면 유럽 재정위기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장중 크게 하락했던 은행 업종(-0.19%)은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통신과 비금속광물 업종은 1% 이상 빠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상승세가 다소 우세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비롯 현대차 기아차 현대중공업 등이 올랐다. POSCO와 현대모비스는 소폭 하락했다.

STX그룹주들은 하이닉스 인수 추진 중단에도 등락이 엇갈렸다. STX엔진(1.40%)과 STX팬오션(0.82%), STX메탈(0.87%) 등은 올랐지만 STX조선해양은 0.77% 내렸다. STX는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인수 추진 계획을 유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은 2.27% 하락했다.

OCI(3.86%)는 강세를 보였다. 조만간 대규모 수주와 함께 상당한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도 나설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락앤락(4.68%)은 3분기 실적 기대감에 사흘째 상승했다.

환율이 급등하자 CJ제일제당(-1.48%)은 실적 감소 우려에 사흘째 내렸다.

이날 상한가 6개를 비롯 441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3개 등 369개 종목은 내렸고 84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