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젊은 과학도들 '생활苦'에 연구소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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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분야 출연硏 연봉 2년 새 최대 22% 삭감
이직률 20%…3년 새 2배로
국감서 "대책 마련" 지적
연구비 개인 유용 심각…R&D 자금관리 부실 여전
이직률 20%…3년 새 2배로
국감서 "대책 마련" 지적
연구비 개인 유용 심각…R&D 자금관리 부실 여전
과학기술분야 출연연구소의 직원 연봉이 계속 줄어들면서 인력 이탈이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 · 개발(R&D) 자금이 줄줄 새는 등 도덕적 해이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에서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원자력연구원 항공우주연구원 등 기초기술연구회 산하 13개 출연연구소 대졸 신입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2696만원으로 2009년에 비해 18.6% 삭감됐으며 최대 삭감률은 22.4%에 달했다. 이 의원은 "사회 전반적으로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도리어 연구기관 신입직원 연봉을 대기업에 훨씬 못 미치게 책정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연봉 삭감 등 출연연에 대한 처우 악화는 인력 이탈과 R&D 역량 저하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에 따르면 교과부 소속 13개 출연연 정규직 신규 채용자의 지난해 이직률은 19.8%로 2007년 10%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또 권 의원 측이 기초기술연구회에 의뢰해 진행한 연구원 122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82%가 이명박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 '미흡 혹은 표류'로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출연연 과학기술인 처우와 연구환경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쓸 데가 별로 없는 R&D 결과물도 늘어나고 있다. 유성엽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13개 기관의 미활용 특허는 2008년 4622개,2009년 4526개,지난해 4808개에 달했다. 또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동안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등 4개 기관의 우수특허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 의원은 "R&D 투자액은 계속 증가하는데 미활용 특허가 해마다 늘어나는 것은 현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이 보여주기식의 외형적 투자에만 치중해 왔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개인카드를 사적 용도로 쓰고 연구비 지출로 승인받는 등 R&D 자금 관리가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KAIST 생명화학공학과의 한 교수는 유흥주점에서 40만원을 개인카드로 결제하고 회의비(연구비)로 지출 사유를 기재해 돈을 되돌려 받았다.
또 사업 과정상 납부세금이나 워크숍 운영비 수백만원을 개인카드로 결제한 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카드 포인트를 한꺼번에 적립한 사례도 적발됐다. 고등과학원(KIAS) 역시 노트북 등 개인 정보기술(IT) 기자재를 개인카드로 구매한 뒤 연구비 명목으로 되돌려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권 의원은 "다수 기관에서 부적절한 예산 집행이 드러난 만큼 교과부는 신속히 실태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