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인류에게 행복을 주는 인재 육성과 학문 연구로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영남대가 개발도상국 행정가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대학원 '박정희스쿨'을 개원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

이효수 영남대 총장(60)은 20일 "인성 창의성 진취성 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양성해 지역 경제 발전을 이끌고 인류에 공헌하는 대학이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남대는 2009년 2월 이 총장 취임 이후 2년반 동안 신입생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평균 20.3점 상승,국비 및 외부기금 1669억원 유치 등의 성과를 냈다. 영남대는 1967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옛 대구대(1947년 설립)와 청구대(1950년 설립)가 통합돼 만들어졌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980년대 재단이사장 및 이사로 일하기도 했다.

◆"'글로컬'로 세계 명문대 되겠다"

이 총장은 "인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지식을 창조하고 그런 지식을 연구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대학의 진정한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법으로 내세우는 것이 세계화(글로벌)와 지역화(로컬)를 합한 말인 '글로컬' 정신이다.

이 총장은 "어느 나라든 그 지역만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가 있기 때문에 진정한 세계화는 지역 특성을 이해하고 교감해야 가능하다"며 "글로벌 인재를 기르는 대학 역시 글로컬 정신을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컬은 큰 범위에서 현대 지식기반사회를 이끄는 '융 · 복합'의 한 범주"라며 "영남대는 글로컬화를 통해 세계적인 명문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대 융합분야 세계 10위 목표"

이 총장은 "20세기는 대량 생산 산업구조에 맞춰 대학도 규격에 맞춘 인재를 찍어내는 데 중점을 뒀지만 지식기반사회인 21세기에는 고유 문화와 선진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는 대학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남대는 지식기반사회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그린기술 · 헬스케어 · 다문화연구 등 세 가지 분야에서 10년 내에 글로벌 톱10'이라는 장기 발전 계획을 세웠다. 그린기술 부문에선 1000억원가량을 투입해 LED(발광다이오드) · IT(정보기술)융합산업화센터,그린카 부품센터 등 연구센터를 마련했다. 헬스케어 부문에선 의대와 약대,생명공학부가 함께 진행하는 융복합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대구 · 경북지역 다문화가정들을 연구하고 지원하는 다문화연구교육센터도 갖췄다.

◆"박정희스쿨' 내년 개원"

영남대는 내년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정책대학원 박정희스쿨의 문을 연다. 이 총장은 "하버드대 교환교수 시절 공공정책 대학원인 케네디스쿨에 행정가를 꿈꾸는 각국의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것을 보고 '한국에도 개발도상국 대상 정책대학원이 생기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행정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빈곤의 늪에서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국가 정책이 어떻게 수립되고 집행됐는지를 연구하는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며 "130여개 개도국의 지도층이 될 학생들을 양성하는 것은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경산(경북)=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