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하이닉스 인수 포기 '굿'…SKT '긍정?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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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그룹의 하이닉스 인수 추진 중단으로 STX그룹주들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하이닉스 인수 추진 계획을 유지하고 있는 SK텔레콤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매각 대상업체인 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TX그룹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투자에 대한 부담 등을 이유로 하이닉스 인수 추진을 중단키로 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STX그룹은 지난 7주 동안 인수의향서 제출 및 예비 실사 등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를 준비했지만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과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부담이 경영상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중동 국부펀드와 투자유치 조건에 대한 최종 합의가 지연된 점 등도 이번 포기 결정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STX그룹은 인수 중단에 따라 자금 마련을 위한 자회사 지분매각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STX그룹株, 본질 가치 인정 받는다…인수 부담 떨쳐
한국투자증권은 20일 STX그룹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가 '가슴이 뚫리는 뉴스'라고 평가했다. STX조선해양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2만8000원을, STX엔진에 대해서는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4만원을 제시했다.
박민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를 억누르는 가장 큰 요인이었던 하이닉스 인수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STX조선해양의 훌륭한 본질 영업가치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TX조선해양은 조선사 중 유일하게 올해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상승할 전망이고 자회사 또한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진행되고 있다. STX대련조선은 2분기에 사상 첫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유럽 크루즈부문은 올해 금융위기 후 3년만에 순이익을 낼 전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STX조선해양이 경쟁사대비 빠른 납기를 바탕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서 향후 수주 모멘텀도 기대된다"고 했다.
STX엔진도 하이닉스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수주, 실적 등의 견고한 펀더멘털이 돋보일 전망이다. 그는 "조만간 이라크 프로젝트 매출이 발생하게 되면 실적의 추가 개선도 가능해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STX엔진은 STX그룹과 이라크 전력부가 맺은 30억달러 규모의 발전플랜트 프로젝트에 8000억원에 달하는 발전기용 엔진 조달을 담당함으로써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납품이 완료되는 2012년까지 큰 폭의 매출 및 이익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 주가는 2011년 주가수익비율(PER) 6.1배, 2012년 5.4배 수준이다.
이어 "1차 물량이 빠르면 9월 안에 납품될 예정이어서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어서 이에 따른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SKT, 협상력 높아질 수 있지만..채권단 부담은 커져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입찰에 참여한다는 방침을 지속하고 있다. 단독 입찰로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채권단의 결정이 관건이다. 단독 입찰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강지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특혜 논란 감수(단독입찰 허용)와 매각 실패 부담(매각작업 중단) 중 채권단의 선택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분명한 것은 당초 채권단이 복수의 매수 희망자를 대상으로 가격 이슈(높은 가격에 최대 물량 매각)만을 고려하면 됐으나 STX그룹의 선언으로 가격 이슈와 정치적 이슈(국가 가 개입된 기업의 수의 계약시 특혜 시비)를 모두 떠안게 됐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최근 거시 경제 위기의 장기화와 하이닉스의 실적 악화로 SKT의 단독 입찰시 매각 가격을 극대화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 이번 매각 딜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반면 송재경 KTB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쟁 입찰에서 단독 입찰로 변화될 경우 채권단의 가격 협상력 약화되어 매각 진행에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채권단의 하이닉스 매각 의지가 여느 때보다 강하다는 점에서 매각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달 24일 본입찰을 2주간 연기한 뒤 신규 입찰자가 없을 경우 SK텔레콤 단독 입찰자로 선정해 매각 절차 진행을 기대했다.
대신증권은 이와 관련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첫째, 하이닉스 인수는 일정대로 진행되고 SKT가 단독 입찰하되 하이닉스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일 경우는 좋은 회사를 좋은 조건으로 인수하게되기 때문에 SKT 주가에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둘째, 하이닉스 인수는 일정대로 진행되고 SKT가 단독 입찰하되, 하이닉스 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일 경우는 비록 SKT가 단독입찰을 통해 좋은 조건으로 인수하게된다 하더라도 전망이 밝지 않은 회사를 인수하게 되기 때문에, 주가에는 부정적"이라고 판단된다. 하이닉스의 향후 전망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하이닉스 매각이 무산될 경우는 주가에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김 애널리스트는 판단했다.
그 동안 하이닉스 인수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락했던 주가가 최근 두 달만에 어느 정도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외국인은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면서 순매도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전날 기준 누적 272만주의 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ADR의 경우에는 7월 5일 하이닉스 인수추진 관련 SK의 조회공시 이후 3.24달러, 17.4% 하락해 원주의 하락폭인 3.5%의 5배 이상 급락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14만원대의 역사적 저점에서는 지나친 저평가라는 인식하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자사주 매입도 주가 방어를 해주고 있지만 외국인의 계속되는 매도는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만일 하이닉스 매각이 무산될 경우에는 외국인은 다시 순매수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이닉스 매각건은 매우 큰 규모이고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어느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하이닉스 인수가 최종 마무리 되는 시점까지는 SKT의 주가는 불확실성에 의해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이닉스 인수가 최종 완료되는 시점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했다.
◆ 하이닉스, 불확실성 있지만 메모리 가격 관심
매각 당사자인 하이닉스는 단기적으로 불확실하지만 이 보다 메모리 가격 반등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STX가 하이닉스의 인수 의사를 철회하면서 지분 매각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하이닉스의 최근 주가는 지분 매각 뿐 아니라 D램과 낸드시장 움직임과 관련된 이익 전망에도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는 STX의 하이닉스 인수 추진 중단이 하이닉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STX그룹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투자에 대한 부담 등을 이유로 하이닉스 인수 추진을 중단키로 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STX그룹은 지난 7주 동안 인수의향서 제출 및 예비 실사 등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를 준비했지만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과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부담이 경영상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중동 국부펀드와 투자유치 조건에 대한 최종 합의가 지연된 점 등도 이번 포기 결정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STX그룹은 인수 중단에 따라 자금 마련을 위한 자회사 지분매각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STX그룹株, 본질 가치 인정 받는다…인수 부담 떨쳐
한국투자증권은 20일 STX그룹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가 '가슴이 뚫리는 뉴스'라고 평가했다. STX조선해양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2만8000원을, STX엔진에 대해서는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4만원을 제시했다.
박민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를 억누르는 가장 큰 요인이었던 하이닉스 인수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STX조선해양의 훌륭한 본질 영업가치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TX조선해양은 조선사 중 유일하게 올해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상승할 전망이고 자회사 또한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진행되고 있다. STX대련조선은 2분기에 사상 첫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유럽 크루즈부문은 올해 금융위기 후 3년만에 순이익을 낼 전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STX조선해양이 경쟁사대비 빠른 납기를 바탕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서 향후 수주 모멘텀도 기대된다"고 했다.
STX엔진도 하이닉스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수주, 실적 등의 견고한 펀더멘털이 돋보일 전망이다. 그는 "조만간 이라크 프로젝트 매출이 발생하게 되면 실적의 추가 개선도 가능해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STX엔진은 STX그룹과 이라크 전력부가 맺은 30억달러 규모의 발전플랜트 프로젝트에 8000억원에 달하는 발전기용 엔진 조달을 담당함으로써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납품이 완료되는 2012년까지 큰 폭의 매출 및 이익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 주가는 2011년 주가수익비율(PER) 6.1배, 2012년 5.4배 수준이다.
이어 "1차 물량이 빠르면 9월 안에 납품될 예정이어서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어서 이에 따른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SKT, 협상력 높아질 수 있지만..채권단 부담은 커져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입찰에 참여한다는 방침을 지속하고 있다. 단독 입찰로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채권단의 결정이 관건이다. 단독 입찰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강지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특혜 논란 감수(단독입찰 허용)와 매각 실패 부담(매각작업 중단) 중 채권단의 선택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분명한 것은 당초 채권단이 복수의 매수 희망자를 대상으로 가격 이슈(높은 가격에 최대 물량 매각)만을 고려하면 됐으나 STX그룹의 선언으로 가격 이슈와 정치적 이슈(국가 가 개입된 기업의 수의 계약시 특혜 시비)를 모두 떠안게 됐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최근 거시 경제 위기의 장기화와 하이닉스의 실적 악화로 SKT의 단독 입찰시 매각 가격을 극대화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 이번 매각 딜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반면 송재경 KTB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쟁 입찰에서 단독 입찰로 변화될 경우 채권단의 가격 협상력 약화되어 매각 진행에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채권단의 하이닉스 매각 의지가 여느 때보다 강하다는 점에서 매각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달 24일 본입찰을 2주간 연기한 뒤 신규 입찰자가 없을 경우 SK텔레콤 단독 입찰자로 선정해 매각 절차 진행을 기대했다.
대신증권은 이와 관련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첫째, 하이닉스 인수는 일정대로 진행되고 SKT가 단독 입찰하되 하이닉스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일 경우는 좋은 회사를 좋은 조건으로 인수하게되기 때문에 SKT 주가에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둘째, 하이닉스 인수는 일정대로 진행되고 SKT가 단독 입찰하되, 하이닉스 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일 경우는 비록 SKT가 단독입찰을 통해 좋은 조건으로 인수하게된다 하더라도 전망이 밝지 않은 회사를 인수하게 되기 때문에, 주가에는 부정적"이라고 판단된다. 하이닉스의 향후 전망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하이닉스 매각이 무산될 경우는 주가에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김 애널리스트는 판단했다.
그 동안 하이닉스 인수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락했던 주가가 최근 두 달만에 어느 정도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외국인은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면서 순매도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전날 기준 누적 272만주의 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ADR의 경우에는 7월 5일 하이닉스 인수추진 관련 SK의 조회공시 이후 3.24달러, 17.4% 하락해 원주의 하락폭인 3.5%의 5배 이상 급락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14만원대의 역사적 저점에서는 지나친 저평가라는 인식하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자사주 매입도 주가 방어를 해주고 있지만 외국인의 계속되는 매도는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만일 하이닉스 매각이 무산될 경우에는 외국인은 다시 순매수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이닉스 매각건은 매우 큰 규모이고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어느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하이닉스 인수가 최종 마무리 되는 시점까지는 SKT의 주가는 불확실성에 의해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이닉스 인수가 최종 완료되는 시점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했다.
◆ 하이닉스, 불확실성 있지만 메모리 가격 관심
매각 당사자인 하이닉스는 단기적으로 불확실하지만 이 보다 메모리 가격 반등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STX가 하이닉스의 인수 의사를 철회하면서 지분 매각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하이닉스의 최근 주가는 지분 매각 뿐 아니라 D램과 낸드시장 움직임과 관련된 이익 전망에도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는 STX의 하이닉스 인수 추진 중단이 하이닉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