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는 20일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관련 기대가 하방경직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9일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 사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2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 FOMC 회의를 앞두고 외국인, 기관, 개인 등 주요 수급주체들이 모두 매수 우위를 나타내면서 약보합권으로 낙폭을 만회하기도 했지만 끝내 1820선에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은 장 후반 매도 우위로 전환하는 등 안정되지 못한 흐름을 나타냈지만 이틀째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미국 증시가 그리스 디폴트 우려로 6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이날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에 대해 추가 긴축 조치를 요구하며 압박을 강화한 상황에서 그리스 디폴트 우려로 다우지수는 한때 250포인트 이상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EU·ECB·IMF 실사단이 그리스 추가 지원 합의에 임박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장 후반 낙폭이 크게 줄었다.

증권업계에선 그리스 디폴트 우려와 유럽 재정위기 확산 걱정이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최근 급등세를 탄 원·달러 환율 동향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4.50원 뛴 11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70원 넘게 올라 1130원선을 돌파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전날 장중 유로화와 아시아권 주요 통화의 등락률과 비교하더라도 원화 가치의 절하 속도는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 며 “환율의 상승세가 고착화될 것인지 여부를 추가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은 불가피하다”고 당부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은 금융자산 투자자금의 이탈을 반영했다기보다는 심리적 혹은 투기적인 성향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면서도 “환율이 추가로 오를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을 촉발할 수 있고, 과거 환율과 증시 변동성이 정의 상관관계를 나타냈기 때문에 외환시장이 불안하면 투자심리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경계 대상”이라고 밝혔다.

또한 증시 전문가들은 미 FOMC 회의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보유한 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 국채를 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초과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정부 보증 지급 채권에 대한 연장 효과가 크고, 장기 금리의 안정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기관투자자들이 비중을 많이 줄인 대형주가 모멘텀이 발생할 경우, 기관 투자가들이 수익률을 위해 추격 매수하면서 상승폭이 클 확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투자전략을 권했다.

신일평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5년간 과매도 상태에서 벗어나고 주가모멘텀도 생긴 주식을 매수해 한달 보유할 경우 평균 초과수익률이 3.6%포인트에 달했다” 며 “같은 기준을 현 시점에 적용하면 삼성전자와 LG화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