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프로그램 매물에 발목을 잡혔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16포인트(1.04%) 내린 1820.94로 거래를 마쳤다.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쏟아진 프로그램 매물에 1810선으로 후퇴해 출발했다. 하지만 미 연방공개시장회의(FOMC)를 앞두고 주요 수급주체들이 한때 모두 '사자'를 외치면서 지수는 약보합권으로 낙폭을 만회하기도 했다.

다만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은 장 후반 팔자세로 돌아서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동시호가 때 외국인은 순매수로 다시 돌아서고, 기관을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4.50원 뛴 11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은 8일째 '사자'를 외치며 1506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도 410억원 매수 우위였다. 외국인은 장 막판 입장을 재차 바꿔 49억원을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물은 장 초반부터 쏟아졌다. 차익 거래는 1698억원 매도 우위였다. 비차익 거래는 동시호가 때 빠르게 매수세가 유입돼 1214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전체 프로그램 매도 규모도 크게 줄어 483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은행 업종은 저축은행 추가 구조조정 여파에 3.99% 급락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전북은행 등이 1% 이상 하락했고 기업은행은 6.69% 떨어졌다.

반면 금융위원회의 영업정지 목록에서 제외된 저축은행들의 주가는 강세였다. 서울저축은행은 가격제한폭까지 뛰었고 한국저축은행도 1.27% 올랐다.

화학과 철강금속 통신 증권 비금속광물 유통 건설 제조 업종 등도 1~2% 이상씩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하락세가 우세했다. 현대차와 POSCO 기아차 등이 하락 마감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25% 올랐다.

STX그룹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포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STX를 비롯 STX조선해양, STX엔진 등이 2∼4% 이상씩 올랐다. 반면 SK텔레콤은 3.45% 밀렸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과 환율시장이 동시에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외국인도 장중 방향성을 쉽사리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동시호가 때는 비차익을 통해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고 전했다.

송 연구원은 "환율 약세는 EU(유럽연합) 재무장관회의 실망감 이후 예상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며 "이는 유럽계 자금 매도가 지속 될 수 있는 신호로 앞으로도 매수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상한가 4개를 비롯 264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3개 등 567개 종목은 내렸고 65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