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아야 그에 맞춰 투자와 고용 계획을 짤 것 아니냐."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과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에 이어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사진)도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쓴소리를 하고 나섰다.

슈미트 회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의 대담 프로그램인 '디스 위크(This Week)'에 출연해 "막대한 현금을 갖고 있는 미국 기업들은 일자리를 창출할 능력이 있지만 그것은 새로운 수요가 있을 때만 발휘할 수 있다"며 "정부가 수요를 창출하지 못해 기업들이 자금을 놀리고 있는 것이 오늘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일자리 법안(American Jobs Act)을 포함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부양책이 지연될 경우 미국 경제가 이례적인 저성장을 기록하고, 실업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도 요원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근로자 급여세 감면,인프라 건설 투자,공공부문 일자리 지키기,실업수당 지급 연장 등을 통해 총 4470억달러(495조원)를 투입하는 2차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그러나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법안 통과에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슈미트 회장은 "정치권은 공방을 멈추고,정부는 구체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버핏과 슐츠 회장도 위기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 정치권을 정면 공격했다.

버핏 회장은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나를 포함한 부자들의 세금을 당장 올리라"고 촉구해 증세에 반대한 공화당을 비판했다.

슐츠 회장은 '기부금 보이콧'을 제안했다. 그는 재계 인사들에게 "의회와 백악관이 워싱턴으로 돌아와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정치 후원금을 내지 말자"는 제안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 지지를 얻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