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8일 10 · 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나 최고위원은 이날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과 정진석 추기경 등 종교계 지도자들을 잇따라 만난 뒤 기자들에게 "나라와 당의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헌신하고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출마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조금 더 의견을 구해보겠다"며 즉답을 미뤘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등이 시민단체 출신인 이석연 변호사를 범여권 후보로 추대하려는 데 대해선 "정치권이 신뢰를 잃었다"며 "책임지는 모습이 중요하다"고만 언급했다.

그는 자승 총무원장과의 환담에서 "정치인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책임을 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정치가 유연해져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정치 현안에 대해 제각기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나 최고위원의 종교계 릴레이 방문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앞두고 각계 지도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나라당 내 지지도 1위인 나 최고위원은 후보등록일인 22일께 출마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석연 변호사는 "한나라당 경선으로는 국민에게 어필할 수 없다"며 거듭 범여권 후보선출을 촉구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