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추에이션 휴먼다큐, 그날'은 7일 오전 8시 45분 '내 아들이 죽은 그날' 편을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1년 전 일본에서 의문사한 故 강훈 군을 위해 악전고투하는 아버지의 사연을 전한다.

19살, 어린 아들의 거짓말 같은 죽음

1993년 미국으로 이민와 힘겹게 살아온 부부에게 첫째 아들 강훈 군은 꿈과 희망이었다. 그는 애틀랜타의 명문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 스쿨에 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한 촉망받는 수재였다. 비싼 생활비 때문에 강훈 군은 학비를 벌겠다며 해외 영어봉사 프로그램에 지원해 한국에 왔다.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학비를 모으던 강훈 군은 친구 2명과 함께 일본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도쿄 여행 첫 날, 친구들과 신주쿠에서 식사를 하던 중 잠시 나갔다 오겠다고 한 강훈 군은 다음 날 새벽, 신주쿠 가부키초의 한 빌딩 비상계단에서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발견됐다. 강훈 군은 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뒀다.

그날 밤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일본 경찰은 강훈 군이 술에 취해 빌딩옥상으로 향하다 넘어져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며 단순사고사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단순사고사가 아닌 범죄사건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친구들과 헤어진 지 30분 후 강훈 군이 발견된 빌딩 엘리베이터의 CCTV에는 강훈 군과 두 남자가 엘리베이터에 타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CCTV 속 강훈 군은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는 행동을 했고 검은 모자를 쓴 남자가 강훈 군의 복부를 가격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일본 경찰은 두 사람에게 혐의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의 주장대로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상처를 입었다기엔 계단 이 곳 저 곳에 핏자국이 있었다. 이러한 의문점들을 토대로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아버지는 힘없는 약자에 불과했다.

아들이 죽은 지 1년되는 날, 일본으로 가다

재수사를 하겠다는 일본 경찰의 말을 믿고 미국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올해 7월 단순사고사로 결론 내렸다는 일본 외무성의 연락을 받았다. 이에 아버지는 재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아들의 주일학교 선생님이었던 워즈니악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유품인 디지털 카메라 속 사진을 보며 여행 행적을 되짚어 보기도 하고, 사고가 난 빌딩에도 다시 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이 담긴 전단지도 돌려보지만, 일본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그러다 처음 아들을 병원에 이송해줬던 소방서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나왔고, 아들을 위해 싸워줄 변호사가 나타났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제작진은 "아들이 죽은 지 1년 되는 그날, 아들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꼭 밝히고 싶은 아버지의 처절한 모습을 담았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