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 대우 등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은퇴 관련 전문연구소 설립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도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고령화 시대가 가속화됨에 따라 2020년 1000조원까지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되는 은퇴 및 노후 재무설계시장을 적극 공략하자는 취지다.

우리투자증권은 14일 종전 웰스매니지먼트(WM)사업부,상품전략부 등에 산재해 있던 은퇴설계 관련 연구업무를 총괄하는 '100세 시대 연구소'를 WM사업부 직속으로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우선 5~6명의 회사 직원을 중심으로 연구소를 출범시킨 뒤 점진적으로 연구 인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대우증권도 이르면 내달 중 '은퇴설계연구소(가칭)'를 설립키로 하고 지난달부터 회사 내부에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내달 중 10명 안팎의 인력을 투입,회사 내부 조직으로 연구소를 출범시키고 중장기적으로 별도 법인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작년 12월 종전 프라이빗뱅킹(PB)연구소를 은퇴설계연구소로 확대 개편하고 본격적으로 연구에 들어간 상태다. 증권 · 자산운용전문 금융그룹인 미래에셋이 2005년 12월 퇴직연금 및 은퇴 분야 전문 연구소인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은 2008년 6월,동양종금증권은 2009년 7월 각각 퇴직연금연구소를 설립해 현재 운영 중이다.

기존 증권사들의 퇴직연금연구소가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시장 관련 연구에 무게중심을 뒀다면 최근 설립되는 은퇴설계연구소들은 퇴직자 대상의 종합적인 재무설계를 위한 연구 · 조사 기능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증권사들은 전문 연구소를 통해 미국 등 선진 은퇴시장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은퇴 후 투자 · 상속 · 증여 등을 포괄하는 체계적 노후 대비 재무설계 연구물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의 은퇴가 본격화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노후 재무설계시장은 금융회사 자산관리 영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개인 · 퇴직연금이나 은행 예 · 적금,적립식펀드,연금펀드 등을 포함한 노후 자산관리시장은 작년 말 272조원에서 2015년 496조원,2020년 1000조원까지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영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은 "베이비부머 은퇴자를 위해 부동산의 현금화 방안 등 구체적인 보유자산 활용 솔루션(해법)을 제공해 은행 보험 등 다른 금융회사들과 차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성춘 대우증권 경영지원본부장(상무)은 "장기투자를 전제로 주식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노후 대비 금융상품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열/송종현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