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8일 대우증권에 대해 대규모 유증으로 인한 이익 창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기존 2만60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낮췄다.

대우증권은 전날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선도적 대응을 위해 글로벌 투자은행(IB)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1조 4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공모 예정가액은 1만250원이며, 우리사주조합에 19.03%를 우선배정하고, 보통주와 우선주 주주들은 구주 1주당 신주 0.5598주를 배정받게 된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증으로 대우증권은 자본규모 기준 1위 증권사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 효과로는 산업은행의 IB에서의 협력 확대, 만약 실권이 생길 경우 산업은행이 이를 인수해 현재의 39.09%의 낮은 지분율을 확대할 기회 존재, 충분한 규모의 증자를 통한 향후 추가 증자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 등이 있다"고 꼽았다.

다만 단기적으론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란 지적이다.

강 연구원은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주당 공모 예정가액이 전날 종가 대비 15% 할인된 수준으로 정해짐에 따라 주가 희석화가 불가피하고 대우증권 입장에서도 52주 최저가 수준의 주가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자본조달의 효율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1조4000억원의 신규 유입 자금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이익 규모가 아직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자기자본이익률(ROE)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지펀드 활성화까지는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며 자본 규모가 새로운 시장에서의 절대적인 경쟁력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새로운 시장의 확대를 예상하고 선투자하는 것은 경영진의 고유한 권한이기 때문에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경쟁력 확인과 시장 성장의 가시성이 높아질 때 투자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