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러즈 명성에 걸맞은 한국 제품의 뛰어난 품질에 놀랐습니다. 넉 달 전 한국에 가서 직접 골라온 18개 제품들인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아주 좋아요. "

영국 런던 해러즈백화점의 한국 전시관에서 최근 만난 이 백화점의 가이 체스턴 마케팅담당 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체스턴 이사는 "이미 해러즈에 입점한 한국도자기에 대한 반응이 좋아 직접 한국을 찾아 200개에 달하는 브랜드를 일일이 만나 전시제품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해러즈백화점 3층에는 한국전시관이 마련돼 웰빙 · 헤리티지 · 에코패션 · 럭셔리 등 4개 분야의 총 18개 브랜드가 이달 한 달 동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해러즈는 1834년에 설립된 영국 최고의 명품 백화점이다. 이곳에 입점하려면 이번 한국전시관처럼 제품을 전시하는 기회를 얻어 고객 반응을 이끌어내야 한다. 전시관에 참여하기 위해 대기 중인 기업만 연간 300~400개에 달한다. 체스턴 이사는 "한 달 동안 반응이 좋으면 3개월로 늘려보고 단독 전시회도 열어 고객 반응이 좋아야 비로소 입점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LS네트웍스의 프로스펙스W와 LG생활건강의 빌리프는 이르면 올 연말께 해러즈에 입점하는 방안을 백화점 측과 논의 중이다.

이번 전시회는 해러즈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영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유통업체들과의 상담 자리도 마련됐다. 코오롱FnC부문의 잡화 브랜드 쿠론을 만나러 온 유통업체 엔티사이어 관계자는 "가죽의 퀄리티가 뛰어나고 심플한 디자인의 가방은 유럽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며 "가격도 명품에 비해 저렴한 편이어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쇼룸(전시장)에서 10여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아마카와 20년 역사의 코닉스도 쿠론 제품의 샘플을 요청,현지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KOTRA도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한국 기업의 영국 진출을 적극 돕기로 했다. 해러즈가 주최하는 한국전은 내년에도 열릴 예정이지만,이와 별도로 KOTRA 자체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정광영 KOTRA 런던 무역관장은 "내년에 열리는 런던올림픽 기간 동안 아직 알려지지 않은 한국 중소기업들의 유망 제품을 알릴 수 있는 행사를 열 계획"이라며 "자체 예산을 확보해 한국 기업을 적극적으로 도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런던=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