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당시 보다 낙폭이 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철강주들이 반등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철강업종이 바닥을 확인했다면서도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7일 오후 1시 55분 현재 철강금속업종지수는 전날보다 3.71% 오르고 있다. 전날 1.32% 오른데 이은 이틀째 강세다. 동국제강, 동부제철,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제철, 포스코 등이 4~12%대 강세다.

기관이 이틀 연속 철강업종 사자에 나서면서 강세를 이끌고 있다.

기관이 철강 업종에 주목하는 것은 우선 주가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리먼 금융위기 때 2008년 철강업종의 시장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디스카운트는 최대 25%에 도달한 반면 이번 미국 신용등급 강등 후에는 한때 30%까지 확대되며 과도한 낙폭을 기록하는 등 밸류에이션 하단 레벨에 진입했다.

박기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올들어 글로벌 메이저 철강사들 중 가장 상대적 퍼포먼스가 좋지 않았던 세계 1위 조강생산 철강업체인 아르셀로 미탈(Arcelor-Mittal)은 리먼 당시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반면 아직 실물경기에 대한 파급효과를 내다보기는 이른 시점이긴 하지만 여전히 흑자 실적을 내다보는데도 불구하고 PBR 밸류에이션은 리먼 사태 당시와 유사한 지점까지 하락한 실정"이라며 "글로벌 철강사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바닥 형성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최근 철강사들이 가격 할인폭을 축소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제철이 9월 출하 분부터 열연강판에 적용하는 할인 폭을 톤당 5만원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동부제철도 지난 8월 할인 폭을 톤당 2만원 축소한데 이어 9월에 추가로 3만~5만원 축소했다. 포스코는 아직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9월 할인 폭을 축소할 전망이다.

김미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대형 철강사들은 지난 8월 중순에 9월 중국 내수 제품 가격을 톤당 60~200위안 인상했다"며 "또한 중국 철강사들은 10월 선적분부터 수출 오퍼 가격을 톤당 15~20달러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동아시아 지역의 열연 수입 가격은 현재 7월을 저점으로 소폭 상승한 상황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2~3분기 국내 열연코일 가격 하락의 원인이 낮은 수입재 가격 때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입재 가격 상승으로 국내 철강사들의 9월 가격 인상이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따라서 국내 열연코일 가격은 9월 계절 성수기를 맞아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에 톤당 95만원 선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사 실적은 3분기를 바닥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회복 지속될 전망이다. 김민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원료탄 계약 가격이 안정된 수준으로 체결됨에 따라 2012년 상반기 원료 투입원가는 3분기 원가를 약 9.4% 하회할 것이며 2011년 초 마무리된 생산능력 증설과 자동차 등 수요산업 호조로 인해 출하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상반기 현대제철, 포스코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올해 3분기 대비 약 3.2%p, 2.2%p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개선 속도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한 모습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불확실한 비즈니스 환경 속에 존재해 있어 지금은 철강주에 대해 중립적인 포지션이 최적의 전략이라 하더라도 내년 1분기 까지의 중기그림을 그려 볼 때 시장대비 낮은 비중을 가져가는 과도한 소극적인 자세는 오히려 리스크에 노출된 위험한 자세"라며 "4분기에는 비중확대로까지의 긍정적 전망까지 고려해야 하는 과도기적 시점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