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일의 법조 산책] 韓 총장의 '스마트 수사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임 검찰총수와 차기 사법부 수장의 '색깔'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스마트 수사론'을 표방했다. 지난 5일 수사기획관을 비롯한 대검찰청 전입 검사들의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숫자나 통계에 연연하지 말고 품질 높은 스마트 수사를 하라"고 주문했다. "벤츠 두 대만 만들어라"는 서울중앙지검장 당시 수사 방침의 연장선상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내정자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성향을 묻는 질문에 "스스로 보수적이라고 생각한 적 없고,그렇다고 진보라고 생각한 적도 없다. 제 자신,자유분방함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한 총장의 '스마트 수사론'은 임채진 전 총장이 강조한 '절제와 품격있는 검찰상'과 같은 맥락이다. 영어에 능통한 한 총장이 영어로 바꿔 표현했을 뿐이다.
양 내정자는 그동안의 판결을 보면 보수 성향이 뚜렷하다. 용산참사에서 철거민들을 강제 진압한 경찰 행위가 정당하다고 했고,시민단체의 무상급식 지지와 4대강 사업 반대 활동을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해 회원들을 직권으로 고발했다. 그런데 왜 진보니 자유니 하며 논란거리를 만들까.
갈수록 악화하는 수사 환경을 감안하면 고질적 환부만을 깔끔하게 도려내겠다는 '스마트 수사론'은 힘겨운 결단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보수와 진보로 편가르기 좋아하는 정치권에 양 내정자는 "인위적인 틀에 가두지 말아달라"고 하소연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안하다.
검찰과 사법부마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보다 여론이나 정권 취향에 장단을 맞추려 애쓰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양 내정자가 존경한다는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선생은 사법부 독립을 위해 이승만 대통령과 자주 마찰을 빚었다.
김병일 법조팀장 kbi@hankyung.com
한상대 검찰총장은 '스마트 수사론'을 표방했다. 지난 5일 수사기획관을 비롯한 대검찰청 전입 검사들의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숫자나 통계에 연연하지 말고 품질 높은 스마트 수사를 하라"고 주문했다. "벤츠 두 대만 만들어라"는 서울중앙지검장 당시 수사 방침의 연장선상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내정자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성향을 묻는 질문에 "스스로 보수적이라고 생각한 적 없고,그렇다고 진보라고 생각한 적도 없다. 제 자신,자유분방함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한 총장의 '스마트 수사론'은 임채진 전 총장이 강조한 '절제와 품격있는 검찰상'과 같은 맥락이다. 영어에 능통한 한 총장이 영어로 바꿔 표현했을 뿐이다.
양 내정자는 그동안의 판결을 보면 보수 성향이 뚜렷하다. 용산참사에서 철거민들을 강제 진압한 경찰 행위가 정당하다고 했고,시민단체의 무상급식 지지와 4대강 사업 반대 활동을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해 회원들을 직권으로 고발했다. 그런데 왜 진보니 자유니 하며 논란거리를 만들까.
갈수록 악화하는 수사 환경을 감안하면 고질적 환부만을 깔끔하게 도려내겠다는 '스마트 수사론'은 힘겨운 결단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보수와 진보로 편가르기 좋아하는 정치권에 양 내정자는 "인위적인 틀에 가두지 말아달라"고 하소연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안하다.
검찰과 사법부마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보다 여론이나 정권 취향에 장단을 맞추려 애쓰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양 내정자가 존경한다는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선생은 사법부 독립을 위해 이승만 대통령과 자주 마찰을 빚었다.
김병일 법조팀장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