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거부' 소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예슬이 브라운관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6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스파이 명월' 마지막 방송에서 강우(에릭 분)와 결혼에 실패한 명월(한예슬 분)은 '사합서'에 눈이 먼 주 회장(이덕화 분)으로부터 끈질긴 추격을 받았다.
명월과 최류(이진욱)는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북의 저격수에 의해 저격받고 교통사고를 당한다. 불타는 차량을 지켜본 강우는 명월을 그리워하며 오열한다.
1년 후 미국으로 진출한 강우는 아직도 명월을 잊지 못한다. "잘 지냈습니까. 강우 동무"란 말과 함께 명월이 등장, 결국 결혼식을 올리며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는 끝이 났다.
7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이날 방영된 '스파이 명월' 18회는 전국 기준 5.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 시간 앞서 방송된 17회 시청률은 6.4%였다.
'스파이 명월'은 지난 7월 시청률 9.6%로 출발해 개연성 없는 스토리라인으로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아왔다.
연기력 부족, 잦은 지각사태, 주 5일 촬영요구 등 숱한 문제거리를 표면에 드러내더니 급기야 지난달 14일 주연 배우 한예슬이 무단으로 촬영에 불참했다가 이틀 후인 17일 귀국해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촬영장에 복귀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한예슬은 주연배우로서 회당 출연료 3000만원, 일주일 꼬박 일한다쳐도 하루 800만원이라는 거액을 받으면서도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져버리고 해외로 도피하는 등 상식밖의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아울러 이 사태로 인해 방송계 안팎에서는 열악한 국내 드라마 제작 여건과 스타에 의존하는 제작 관행을 돌아보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한경닷컴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