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은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은행 예금은 너무 낮고 부동산은 불안하다 보니 향후 노후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고들 한다. 이제 막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신혼부부들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최소 30~40년가량 소요되는 노후 준비를 잘 준비할 수 있다. 노후 준비를 위한 연금상품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연금상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소득공제용 절세상품으로 근로소득자와 자영업자 모두에게 인기가 높은 '연금저축'과 10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되는 '연금보험'이 있다.

◆소득공제 혜택 누릴 수 있는 연금저축


연금저축은 생명보험사뿐만 아니라 손해보험사 우체국 은행 투신사 증권사 등 거의 모든 금융기관에서 판매한다. 납입한 금액에 대해 연간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있기 때문에 절세용 상품으로 인기가 높다.

연금저축은 1990년대 중반부터 '개인연금저축'이란 이름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매년 납입금액의 40%,연간 최대 72만원 한도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 상품이었다. 이후 2001년 1월1일부터는 납입한 금액의 100%,최대 24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부여된 '연금저축' 상품이 나왔다. 이 한도가 점차 확대되면서 대부분의 근로소득자들은 연금저축 하나 정도는 가입하게 됐다.

연금저축은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선보인 상품으로 분기당 최대 300만원,연간 최대 1200만원까지 낼 수 있다. 대부분의 계약자들은 일반적으로 연간 소득공제 한도인 400만원까지 납입한다. 연금저축의 가장 큰 특징은 납입금액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반면 중도해지하거나 일시금을 수령할 때,만기 이후 연금을 받을 때 일정액의 세금을 낸다는 것이다.

해지하거나 만기 후 일시금으로 받으면 수령금액의 22%(기타소득세 20%,주민세 2%),연금 수령시에는 연금액의 5.5%(연금소득세 5%,주민세 0.5%)를 원천징수한 뒤 연금수령액에 따라 세금을 내야 한다. 특히 가입 후 5년 내에 해지하면 기타소득세와는 별도로 해지가산세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해지가산세는 납입보험료 누계(연간 400만원 한도)의 2.2%(주민세 포함)다.

연금저축의 또 다른 특징은 아무런 보장이 없는 순수한 연금이라는 점이다. 법적으로 만 55세 이상으로 규정돼 연금개시 연령이 일반적으로 45세부터인 연금보험과 차이가 있다. 금융기관에 따라서도 연금저축에 약간 차이가 있다. 생보사가 아닌 금융기관은 정해진 기간 동안에만 수령이 가능한 '확정형 연금'을 취급하는 데 비해 생보사는 경험생명표를 기반으로 사망할 때까지 받을 수 있는 '종신형 연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자소득세 면제되는 연금보험



연금저축과 더불어 연금상품의 양대 산맥인 연금보험은 보험업법에 의거해 생보사에서 독점적으로 판매한다. 연금보험은 연금저축과는 달리 소득공제 혜택은 없지만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이자소득세가 전액 면제된다. 또 일반사망 재해사망 등에 대한 약간의 보장 기능도 갖추고 있다. 가입기간 동안 중도 인출,추가 납입,납입 일시 중지 등의 각종 기능이 포함돼 있어 다방면에서 활용도가 높다.

생보사의 연금보험은 그 종류가 다양하다. 크게 분류하면 시중금리를 적용하는 공시이율형 연금보험과 흔히 변액연금이라고 부르는 실적배당형 연금보험으로 나눌 수 있다. 공시이율은 시중금리와 보험사에서 운용하는 자산수익률,국고채 금리,통화안정증권 수익률 등 몇 가지 기준지표에 의해 적용금리를 산출해 고객이 가입한 연금보험에 적용하는 금리다. 은행의 예금금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공시이율형 연금보험은 일반적으로 최저 보증금리가 설정돼 있어 중도에 해지만 하지 않는다면 원금을 손해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희망하는 고객들에게 적합하다.

반면 변액연금은 공격적인 고객에게 적당한 상품으로 투자수익률이 좋을 때는 공시이율형 상품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투자수익률이 좋지 않을 때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 비유하자면 변액연금은 펀드상품을 연금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변액연금도 연금보험인 만큼 계약자가 해지하지 않고 연금개시 때까지 유지하게 되면 아무리 수익률이 좋지 않더라도 최소 납입원금을 보증해준다. 최근에는 최저보증 한도가 높아진 상품들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공시이율형 연금보험은 보험회사의 책임으로 상품을 운영한다. 반면 변액연금은 계약자가 책임지는 게 원칙이다. 계약자 본인이 변액연금의 운용펀드를 다양하게 선택,변경할 수 있고 자산운용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변액보험에 가입할 때는 중도해지시 해지환급금이 투자수익률에 따라 납입원금에 미치지 못하거나 0원이 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본인의 투자 성향이나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에 대한 전망,경제전문가의 의견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연금저축 가입 후 연금보험 고려


그렇다면 어떻게 연금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이제 막 결혼생활을 시작한 신혼부부에게 효과적일까. 우선 납입한 금액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에 소득공제 한도액인 연간 400만원까지 가입하는 것이 좋다. 절세 혜택을 통해 환급받는 금액도 결혼생활에 큰 도움이 되므로 연금저축에 먼저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금저축은 중도해지시 기타소득세 및 해지가산세 등의 중과세를 당하는 불이익이 있는 탓에 최소한 10년 동안 꾸준히 납입해야 하는 구속성이 있어 신혼부부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연금저축 상품의 소득공제 한도액인 400만원을 초과하는 수입은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추가 납입,중도 인출,납입 일시중지 등을 통해 자금을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유의해야 할 점은 안정적인 보험회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국내에 있던 36개 생명보험사는 14년이 지난 현재 22개로 줄었다. 10년 전 가입한 연금보험을 타기 위해 가입한 보험사가 아닌 다른 보험사로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은행에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BIS) 비율이 있는 것처럼 안정적인 보험사를 구분하는 방법은 지급여력비율을 확인하는 것이다.

지급여력비율은 전체 계약자가 일시에 보험을 해약했을 때 계약자에게 해약환급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의 비율을 말한다. 최소 100% 이상의 지급여력 비율은 필수다. 지급여력비율은 각 보험사의 홈페이지,금융감독원 및 생명보험협회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류한성 삼성생명 상품개발1팀 선임 hansung1.ryu@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