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공채에서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취업 성공의 시작이자 끝이었던 '스펙' 못지 않게 자기소개서의 변별력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또 구직자들은 자기소개서를 가장 어려운 관문으로 생각하는 반면 인사 담당자들은 자기소개서야말로 지원자를 단박에 알 수 있는 견적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를 눈에 띄게 쓰는 법을 알아보자.


◆경험을 솔직하게 표현하라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는 인사 담당자의 마음을 사야 한다. 인사 담당자가 본인의 자기소개서를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읽어주리라 생각하는 건 착각에 가깝다.

취업 전문 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채용 담당자의 90% 이상이 자기소개서 하나 읽는 데 길어야 3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10명 중 2명 이상은 1분 안에 자기소개서 검토를 끝낸다고 답했다.

바쁜 인사 담당자들의 눈에 들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본인의 경험을 꾸밈없이 기술해 첫인상을 좋게 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나의 강점을 직접적으로 적기보다는 작은 에피소드나 실제 행동에서 나의 장점이 실질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표현하라는 얘기다.

LG전자 관계자는 "대학 리포트 베끼듯 천편일률적인 문구로 시작하는 자기소개서는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며 "차라리 본인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담백하게 써 내려간 자기소개서에 눈이 간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에 쓴 내용이 면접 과정에서 여러 질문을 통해 다시 검증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때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샘플을 짜깁기한 자기소개서는 걸러지고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내용도 쉽게 파악된다.


◆직무 적합성을 보여라

자기소개서에 지원 회사와 직무에 "내가 딱 맞는 인물"이라는 점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입사 희망 의사와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지만 표현한 자기소개서는 취업 실패의 지름길이다.

적고 싶은 경력이 많다면 본인이 지원한 직종과 연관되는 사항을 먼저 말하고 나머지는 뒤에서 간단히 설명하는 게 좋다. 가령 '희망 직무' 및 '그 일을 선택한 이유'를 쓰라고 한 문항에서는 직무와 관련된 자신의 강점이나 경력을 적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고 이와 무관한 본인의 취미나 생뚱맞은 성장 배경을 적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현대자동차의 한 채용 담당자는 "단순히 해외여행이나 봉사활동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경험 많은 나를 왜 뽑아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위주로 써야 한다"며 "사실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보다 자기소개서 항목 앞에 소제목을 넣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인사 담당자들은 단순히 글자 수를 채우기 위해 불필요한 단어나 문장을 반복한 유형을 최악의 입사지원서라고 지적한다. 친근감을 주기 위해 이모티콘이나 특수기호를 사용하는 것도 역효과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업별로 여러 개의 자기소개서를 쓰다 보니 이전에 지원했던 회사 이름을 그대로 쓰는 구직자도 있다"며 "일반적인 글쓰기처럼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퇴고를 거쳐 이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