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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 보폭' 넓히는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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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반성장·공생발전…한발 앞서 기준 제시
    '글로벌 강자' 부상 자신감…보수적 문화 벗어나
    현대자동차그룹이 달라지고 있다. 차 성능과 품질 개선 이야기가 아니다. 특유의 '투박하고 보수적인' 경영문화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관측이 재계 일각에서 나온다. 동반성장과 공생발전 등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이 보여준 일련의 행보는 과거에 비하면 '파격적'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 사재 5000억원을 기탁한다고 발표하자 재계는 정 회장이 이건희 삼성 회장보다 한발 앞서 움직인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차는 삼성의 행보를 지켜본 후에 보폭 크기를 조절하곤 했는데 먼저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정 회장의 사재 쾌척뿐만 아니다. 지난달 말 현대차그룹은 추석을 앞두고 협력업체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1조1500억원의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키로 했다. 삼성(1조1400억원) LG(6000억원) STX(1000억원) 등도 납품대금 조기 지급에 나섰다. "현대차가 동반성장과 관련한 재계의 행동기준을 제시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재래시장 지원책도 현대차그룹이 리더십을 발휘한 사례로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 임 · 단협을 타결하면서 올해부터 명절선물비 50만원 가운데 20만원을 재래시장 상품권(총 110억원)으로 지급키로 했다. 울산과 아산,전주 등 현대차 공장 인근의 재래시장 상인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며칠후 삼성도 전체 관계사 임직원에게 1인당 20만원씩,총 490억원 규모의 재래시장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이끌던 시절,현대그룹은 삼성과 함께 재계 '맏형' 역할을 해왔다. 현대차와 현대그룹으로 계열 분리된 이후에는 삼성의 역할이 더 커졌다.

    애플과 운명을 건 스마트대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은 재계 공통 현안과 관련해선 현대차에 한발 양보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와 달리 삼성의 주력사업인 반도체와 LCD 실적은 주춤하고 있다. 이 회장은 수시로 서울 사초사옥으로 출근,사장단으로부터 사업 현안을 보고받는 등 전열 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의 움직임을 보고 뒤따른 측면이 있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 그룹 내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의 변화된 행보는 포드 혼다 닛산을 제치고 GM과 도요타를 넘보는 '글로벌 강자'로 부상한 위상과 자신감에서 나오고 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지난 1일 부산에서 열린 현대차 중형 왜건 'i40' 신차발표회에서는 양승석 사장이 나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신차발표회에 사장이 참석하는 일은 더러 있었지만 기자간담회를 가진 적은 드물다.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도 있었으나 경영풍토가 그 만큼 보수적이었기 때문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CEO가 언론 앞에 당당하게 나서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많이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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