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일 찾은 윌테크놀러지는 반도체 검사장비를 만드는 중소기업이다. 2001년 김용균 대표가 창업했다. 국내 비메모리 검사장비 분야 선두 기업으로 2007년 비메모리 프로브카드(칩 검사장비의 일종)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일본 에이펙스에 기술을 역수출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2005년 삼성전자 협력업체로 선정돼 스마트폰용 모바일 AP칩(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용 검사장비를 개발하는 성과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385억원.

겉모습만 보면 '기술력 좋은 중소기업'일 뿐인 이 회사에 이 대통령이 찾아간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남들과 차별화한 채용 방식이다. 윌테크놀러지는 창업 초기부터 관리직은 물론 기술직까지 학력 제한 없이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현재 전 직원 230명 가운데 42%가 고졸 출신이다. 고졸 직원이 경력 4년차가 되면 대졸 직원 초임보다 많이 받을 수 있는 성과 중심 임금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때문에 인근에 있는 수원정보과학고,한일전산여고,삼일공고 등 3개 특성화고교에서는 매년 이 회사에 취업하려는 학생들이 줄을 선다.

이런 독특한 채용 방식에는 김 대표의 '아픈 과거'가 깃들어 있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직후인 25세 때 메모리반도체를 만드는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회사를 키우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고졸이라는 이유로 차장 이상으로는 승진하지 못했다. 학력 차별을 받지 않기 위해 2001년 직접 회사를 차린 그는 경영 비전을 '사람을 향하는 기업'으로 정했다. '성과'를 강조하는 다른 기업과 달리 '인간 존중'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생각에서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은 학력이나 혈연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며 "꿈을 가진 젊은이들이라면 끊임없이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