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창투의 경영권이 2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황순태 삼전 회장으로 넘어갔다.

제일창투는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여부를 조사 중으로, 황 회장은 이를 현 경영진의 잘못이라고 주장하며 현 경영진 해임과 자신이 추천한 경영진의 선임 등을 제안했다.

이날 주총은 총 의결권주식 6327만주 중 4732만주, 74.79%가 참석해 임시주총 개최가 성립됐다. 또 특별결의 사항에 대한 표결도 가능하게 됐다. 이사의 해임 및 선임 등은 특별결의 사안으로 총 의결권 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참석하고, 참석 주식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승인된다.

황 회장이 제안한 신임 경영진 선임 안건 및 현 이사진 해임 안건은 참석주식 4732만주 중, 3213만주 67.90%의 찬성으로 모두 승인됐다.

황순태 회장은 "경영진 교체는 제일창투 회생의 시발점"이라며 "우선 중소기업청이 제시한 창투사 등록취소 처분유예 요건 성립에 최선을 다하고, 이후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은 제일창투의 창투사 등록취소 처분유예 요건으로 △주주총회를 통한 현 경영진의 교체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재산상태 조사 및 감자 △감자 후 추가 자본금 증자 △전문인력 확보 및 두성홀딩스에 대한 대여금 회수 등을 제안했다. 이행기간은 오는 11월30일까지다.

황 회장 측은 이날 주총이 끝난 뒤 이에 대한 주주들의 확약동의를 얻고, 상장폐지 방지를 위한 주주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제일창투는 현재 감사의견 '의견거절', 허모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 기소 등을 이유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우선은 심사를 위한 재무자료들이 있어야 해서 재감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적정한 재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상장폐지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덧붙였다.

제일창투는 지난해 사업연도 감사의견에 대한 재감사 진행을 이유로 올 상반기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았다. 또 허모 회장이 100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황 회장은 2007년부터 제일창투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해 현재 17.51%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제일창투 외에 삼호(지분 6.60%) 고려개발(7.16%) 유성기업(5.31%) GⅡR(7.84%) 등에 5% 이상 투자한 '큰 손'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