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대한불교조계종 관계자들이 평안북도 묘향산 보현사에서 법회를 개최하기 위해 제출한 방북 신청을 2일 승인했다. 지난해 단행된 5 · 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 남북간 사회문화교류 차원의 방북을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남북간 유화기류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통일부는 이날 "자승 스님과 영담 스님 등 대한불교조계종 관계자 37명이 내일부터 오는 7일까지 방북한다"며 "평안북도 묘향산 보현사에서 팔만대장경 판각 1천년 기념 고불 법회를 연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순수 종교적 목적의 방북이라는 점，올해가 민족유산인 팔만대장경 판각 1천년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북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방북단은 3일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보현사는 평양에서 북쪽으로 1~2시간 거리에 있는 사찰로 일제 강점기인 1938년 일본의 대장경 약탈을 우려해 제작한 합천 해인사 대장경의 인쇄본 전질이 보관돼 있다.

이번 방북 승인은 류우익 전 주중대사가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직후 이어진 조치라는 점에서 향후 대북 유화국면을 위한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