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천 청사에선 환경부의 파격적인 인사 실험이 화제다. 환경부는 지난달 2명의 실장(1급) 인사를 비롯해 국 · 과장급 등 대대적인 인사개편을 단행했다. 공공 부문에서는 파격적인 인사 실험이었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사진)은 지난 5월 말 부임한 후 실장을 비롯해 국장,과장 등 모든 간부급 공무원들과 대면 및 이메일 면담을 가졌다. 그는 면담 자리에서 간부들에게 "조직에 필요한 직원 최우수 3명,최하위 3명을 적어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선정 이유도 적어내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실시한 다면평가와 비슷하지만 최악의 직원까지 적어내게 한 건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환경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 장관은 이를 토대로 최우수 간부에겐 +1점,최악에겐 -1점을 부여해 총점을 집계했다. 채점은 비서관이나 보좌관의 도움 없이 유 장관 혼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수가 유출될 경우 해당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우려해서다. 총점이 플러스 10점 이상인 간부는 이번 인사에서 승진하거나 중요한 보직으로 가게 됐고 마이너스 10점 이하인 직원은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주무부처 과장급 대상으로는 '매칭 드래프트' 제도를 실시했다. 각 국장들은 장관의 지시로 같이 일하고 싶은 과장급 3순위 명단을 적어냈다. 과장들도 마찬가지로 함께 일하고 싶은 국장 3순위를 제출했다. 유 장관은 이 결과를 놓고 지난달 과장급 인사를 했다.

파격적인 인사에 대해 유 장관은 "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많다"며 "직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만들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직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 이다. 유승광 정책홍보팀장은 "처음에는 직원들 사이에서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며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 직원들도 이 방식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한 관계자는 "장관이 내부사정을 거의 모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실시한 것 같다"며 "내부에선 최악의 간부까지 제출하라고 한 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간부들도 상당수"라고 털어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