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가 2일 국내 증시에서 '핫이슈'로 떠올랐다.

내달 26일로 예정돼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안 교수의 무소속 출마설(說)이 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안 교수의 이름은 이미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정치권은 물론 증시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안 교수는 정보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의 최대주주(보유지분 37.1%)다.

이 영향으로 안철수연구소는 이날 개장 전부터 매수세가 대거 몰리며 가격제한폭(상한가)까지 뛰어올랐다. 특히 상한가에 매수하려는 잔여물량이 장중 한때 10만주를 웃돌고 있어 주가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안 교수의 정치권 등장이 혹시라도 가시화될 경우 '소프트업체(SW)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일반투자자들은 이미 안 교수와 소프트웨어 관련주인 클루넷, 한글과컴퓨터, 더존비즈온, 팅크웨어 등을 서둘러 매수 중이며, 소프트웨어 관련 수혜주 찾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선 벌써부터 안 교수가 서울시장이 되면 소프트웨어 시대가 도래할 것인데 미리부터 구로디지탈단지 내 상가를 사 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고 있다"며 "일각에선 구시대 정치인들보다 신선한 인물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안 교수의 시장 출마를 지지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의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안 교수의 결정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관련 포털내 종목토론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들의 논쟁은 일분일초를 다투며 진행 중이다. 새로운 '묻지마 테마주'의 등장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아이디 banchicman(banc****)의 한 투자자는 "안 교수의 절대적인 지지자이지만, 안철수연구소 등 소프트웨어 관련주들이 기존의 박근혜 테마주나 정몽준 테마주처럼 실적과 관계없이 '묻지마 급등'하는 것은 정말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디 작은연못(cosm****)을 사용중인 투자자는 "안 교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한다고 하는데 기업인이 정치권을 기웃거린다거나 본업에서 외도하면 결국 그 기업은 망할 것"이라며 "기업인은 모든 정신을 기업에 쏟아부어야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안 교수의 입장 표명에 따라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할 변동성을 우려하고 있는 투자자들도 나오고 있어 시선을 끈다.

아이디 prolist01(prol****)는 "향후 시장 불출마 선언만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안 교수가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노리고 이러한 행보를 보인 게 아닐 것이라고 믿고, 그렇지 않을 경우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디 원장(mkl3****)도 "정치인들의 부도덕한 면에 비해 안 교수는 학자와 기업가로서 참신한 인물이지만, 정치적 리더십이 검증되지 않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안 교수는 이르면 이번주 안에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결정한 뒤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