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왜건' '해치백' 아닌 크로스오버車 강조
내수시장 연간 2만대 판매목표

현대자동차가 중형 왜건 'i40(아이포티)'를 내놓으면서 내수 시장에서 새로운 장르 개척에 나섰다. 또 국산 디젤 승용차의 판매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지난 1일 새로운 중형차 i40를 공식 출시했다. 이 차는 쏘나타급 중형과 그랜저급 준대형 사이에 존재했던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프리미엄 중형차'로 탄생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가격 또한 2775만~3075만원으로 쏘나타 보다 비싼 값에 결정됐다.

특히 현대차는 i40의 명칭을 '중형 왜건', '중형 해치백' 등 장르를 구분 짓지 않았다. 세그먼트 분류가 자칫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좁힐 수 있어서다.

대신 현대차는 i40에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중형'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마케팅을 진행키로 했다. 세단의 승차감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실용성을 두루 갖춘 '신중형' 모델이란 점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김성환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상무는 i40의 차값에 대해 "i40에 쏘나타와 차별화 된 고급 사양을 기본적으로 많이 넣었다"며 "편의 기능을 감안한다면 실제로 가격 인상 폭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i40는 기존 RV 차종을 경험해 본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본다"며 "RV 모델을 한 번쯤 타 봤던 고객들은 재구매 경향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i40의 내수 판매량을 8000대로 잡았고 내년부터 연간 2만대씩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i40 디젤 경쟁차는 "수입 디젤세단"

i40는 2.0 가솔린과 1.7 디젤 두 종류로 나왔다. 이중 디젤은 연비가 ℓ당 18km에 달해 고유가 시대 경제성을 선호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했다. 이에 따라 i40 디젤은 고연비 차종이 다수를 차지하는 수입 디젤 세단과 판매 경쟁에 나선다.

현대차는 폭스바겐 파사트 디젤을 대표적인 경쟁 모델로 지목했다. 현재 국내 시판 중인 파사트에 비해 i40 디젤이 성능과 연비가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i40 디젤은 최고출력이 140마력으로 파사트 2.0 TDI(디젤)와 동일하지만 최대토크(33kg·m)와 연비(18km/ℓ)는 파사트(최대토크 32.6kg·m, 연비 15.1km/ℓ)를 앞선다.

업계는 그동안 현대차 아반떼 투어링, 옛 GM대우의 누비라 왜건 등 왜건형 모델이 시장 안착에 실패한 경험을 감안해 i40의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i40의 경쟁력이 향후 국산 중형 시장의 다양성을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학(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 i40의 성패가 중요한 이유는 다양성과 실용성의 시범 모델인 데다 승용 디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