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일 0.03% 오른 1880.70에 마감해 전고점인 지난달 17일의 1892.67에 바짝 근접하면서 하이닉스 삼성SDI 제일모직 만도 등 아직 전고점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종목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증시 전반으로 매기가 확산될 경우 상대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등폭 작았던 대형주 동반 급등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22일 1710.70에서 저점을 찍고 반등에 나선 뒤 나타났던 특징은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중심으로 '게릴라성 순환매 급등'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폭락장에서 낙폭이 컸던 정보기술(IT) 자동차 화학 은행 조선업종의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최근 며칠 동안 돌아가면서 급반등에 나섰다"며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물론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LG화학 등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들도 속속 전고점에 근접하거나 넘어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날 증시에선 다소 차별화된 모습이 나타났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장중 2% 넘게 상승하다가 보합권으로 밀려나면서 현대차(-0.25%) 기아차(-1.56%)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종목들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서도 일부 종목은 반등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 중순 전고점 대비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던 종목들이 많았다. 최근 반등장에서 소외됐던 삼성생명은 이날 5.53% 뛰었다. 전날까지 전고점 대비 6% 이상 주가가 하락해 있던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날 4.83% 상승했다. 그동안 반등폭이 작았던 호남석유(3.08%) 고려아연(2.74%) 등도 많이 올랐다.

◆전고점 회복 못한 '옐로칩'

전문가들은 최근 반등장에서 소외돼 아직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다른 종목들로도 매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인해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악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최근 반등을 주도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대형주 중에서도 아직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해 주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매기가 옮겨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IT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77만1000원에 마감하며 전고점인 지난달 17일의 75만2000원을 넘어섰지만 하이닉스는 전고점 대비 12% 이상 주가가 떨어져 있는 상태다. 전고점 대비 주가가 많이 떨어져 있는 종목들은 시가총액 50~100위권의 대형주들이 집중돼 있다. LG화학은 전고점에 거의 근접해 있지만 호남석유는 여전히 같은 기준으로 5.88% 하락한 상태고 SKC 케이피케미칼 등은 두 자릿수 이상 떨어져 있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와 달리 자동차 부품 업체인 한라공조는 전고점보다 14%,만도는 7% 이상 하락한 상태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