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높은 실업률로 골치를 앓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7월 유로존 실업률이 전월과 같은 1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국가별로는 프랑스의 실업률이 전월 9.8%에서 9.9%로 상승했다. 스페인은 21.2%로 EU 회원국 가운데 최고치였다.

구제금융을 받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의 실업률도 각각 14.5%와 12.3%로 10%를 훌쩍 넘겼다.

유럽의 재정 및 금융위기도 잦아들지 않아 우려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그리스 내 4위 규모인 피레우스은행은 중앙은행에 긴급유동성지원(ELA)을 요청했다. 포르투갈은 5년 이내에 재정적자를 제로(0)로 만들겠다며 전례 없는 규모의 긴축정책을 발표했다.

미국 역시 실업률이 지난 4월 이후 9%대에서 내려올 줄 모르고 있어 소비심리가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미국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는 소비자신뢰지수가 7월 59.2에서 8월 44.5로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다.

신뢰지수가 50 미만이면 향후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소비자들이 낙관적인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린 프랑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리서치센터 이사는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지연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공급관리협회(ISM)의 8월 제조업지수도 25개월 래 최저 수준인 50.6으로 집계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개월 만에 미국과 유럽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IMF는 이달 발표할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지난 6월 발표한 2.5%에서 1.6%로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브라질은 글로벌 경제 전망 악화를 이유로 예상 밖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12.5%에서 12%로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