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알제리 망명이 거부됐다.

AFP통신은 알제리 일간 엘와탄을 인용해 알제리 정부가 카다피의 망명을 거부했다고 1일 보도했다. 카다피는 현재 알제리 입국 허가를 받기 위해 국경도시 인근 가다메스에서 가족과 함께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 가족 중 일부는 이미 알제리로 피신했다.

알제리는 카다피를 받아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은 카다피의 전화통화 요청도 거부하고 있다고 엘와탄은 전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카다피가 입국하면 국제형사재판소(ICC)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리비아 시민군은 카다피의 행방을 쫓고 있다. 리비아 시민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는 트리폴리 남동쪽 도시인 바니 왈리드와 고향인 시르테에서 카다피 소재를 파악해 행방을 추적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NTC 관계자는 "이미 카다피가 어디 있는지 확인했고 그를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NTC는 시르테에 주둔 중인 카다피군에 주말까지 투항하지 않으면 총공격을 시작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하고 병력을 시르테에 집결했다. 카다피의 최 측근 압둘 아티 알오베이디 외무장관도 체포했다.

카다피의 두 아들은 항전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시리아 알라이 방송을 통해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삼남 알사디는 NTC와 접촉해 투항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사디와 전화통화를 한 압델 하킴 벨하지 시민군 사령관은 "카다피 쪽에서 항복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NTC는 리비아 재건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리비아 국영 석유업체 및 국영기업 22곳과 항만에 대한 제재를 2일 해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