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더블딥(짧은 경기 회복 후 재침체) 우려로 급랭했던 투자심리가 안정을 되찾고 있다. 지난 22일 1710선(종가)까지 빠졌던 코스피지수는 야금야금 올라 29일 1800선을 회복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반기 한때 2200선을 돌파했던 증시가 어디까지 회복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가 연말까지 2000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내 2000 수준 회복 예상

이날 코스피지수는 50.55포인트(2.84%) 오른 1829.5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회복한 것은 18일(1860.58) 이후 7거래일 만이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198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상승세를 견인했다. 기관은 화학(5.33% 상승) 전기전자(2.63% 상승) 운수장비(3.78% 상승) 등을 집중 매수했다. 이 덕분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상승세를 탔다.

이날 '9월 증시 전망' 보고서를 발표한 상당수 증권사는 코스피지수가 연내 2000선을 넘어서거나,2000선 근처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낙관적인 의견을 보인 현대증권은 연내 코스피지수 밴드(범위) 예상치를 1700~2150으로 잡았다. 동양종금증권도 2000선까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하나대투증권은 연내 코스피지수 밴드를 1600~1980으로 추정했다. 여의도의 대표적 신중론자인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보고서에서 향후 6개월 동안의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를 1600~2050으로 제시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에는 더블딥을 막기 위한 미국의 노력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갑작스러운 주식 비중 확대는 위험"

증권사들은 증시가 추가 조정을 받을 경우 그 빌미는 미국보다 유럽이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재정위기는 대형 은행들로 전이돼 유럽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미국의 부진한 경제 상황보다 더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가 연내 최소한 150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도 앞으로 1~2개월 이내에 주식 투자 비중을 급격하게 늘리는 건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 팀장은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9,10월에는 유럽 문제에 따른 일시적 조정을 염두에 두고 신중한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화학업종 반등 본격화되나

화학업종 지수는 이날 5.33% 올라 유가증권시장 주요 20개 업종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화학주는 이달 들어 한때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에 나서면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실적에 비해 낙폭이 과도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화학업종 비중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둔화로 영업이익 추정치가 높지 않은 업종 가운데 최근 낙폭이 컸던 화학 · 에너지업종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화학 · 철강 등 소재업종은 상대적으로 견실한 중국의 내수 소비 확대의 수혜를 볼 것"이라며 상반기 주도주인 자동차(차) · 화학(화) · 정유(정) 위주의 대응전략이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송종현/유승호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