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백스씨젠이 코스닥시장의 '바이오 2인자'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는 항암백신과 분자진단시약 분야에서 시장성과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두루 갖춘 몇 안 되는 바이오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나온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치료제 시판허가는 젬백스와 씨젠의 주가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두 회사는 연초 대비 주가가 2배 이상 급등,시가총액 순위도 나란히 10위권으로 올라섰다. 시가총액 5조3000억여원(25일 종가기준)인 대장주 셀트리온의 바이오 후계자가 누가 될지도 시장의 관심사항이다.

◆'뜨거운' 바이오 2인방

젬백스와 씨젠의 주가 상승세는 가파르다. 이날 젬백스는 1.04%(450원) 오른 4만3600원으로 4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월 말 5499억원에 머물던 시가총액은 이날 9867억원으로 불어났다. 시총 순위에서도 GS홈쇼핑 메가스터디 OCI머티리얼즈 포스코ICT 등을 차례로 제치더니 어느새 11위로 올라섰다. 이날 장중에는 시총 '1조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젬백스의 주가 강세 배경은 영국에서 진행 중인 췌장암백신의 임상 3상 종료 기대감 때문이다. 회사 측은 올해 말 임상 3상 종료를 목표로 잡고 있다. 최근에는 계열사인 백스온코가 개발 중인 차세대 전립선암 백신 'ONY-P'가 임상 2상에서 높은 생명연장 효과를 보였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씨젠 주가도 올 들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실적을 겸비한 분자진단 분야 바이오기업으로서의 차별성이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됐다. 1월 말 51위였던 시총은 12위로 뛰어 올랐다. 이날 시총은 9464억원으로 '1조클럽'가입을 눈앞에 뒀다.

이 회사는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 후 차익매물이 흘러나오면서 이날 약세로 돌아섰다. 씨젠은 이날 5.73%(4400원) 떨어진 7만2400원에 장을 마쳤다.

◆'셀트리온'후계자는?

젬백스와 씨젠은 최근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회사의 현재와 미래 기업가치(주가)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임상 중인 신약개발 및 시판허가 후 경제성 여부 등 위험 요인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코팅수지 제조업체인 젬백스는 실적부진이 주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이승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금 창출 능력이 없는 회사 구조상 항암백신 임상을 얼마나 빨리,좋은 결과를 내느냐가 관건"이라며 "항암백신의 글로벌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임상 3상 시험에 성공할 경우 젬백스의 기업가치는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씨젠은 가시적인 실적과 함께 다양한 진단시약을 수출하는 등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A · B ·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동시 진단할 수 있는 시약의 시판허가도 받아냈다.

키움증권은 씨젠의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86.4% 증가한 458억원,영업이익은 139% 증가한 15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씨젠은 신약개발 효과 등에 따른 성장성 등의 측면에서는 다른 바이오기업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