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4일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 밴드를 기존 1880~2400포인트에서 1650~2150포인트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연고점(종가기준)은 지난 5월 2일 기록한 사상최고치(2228.96)가 될 것이란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 증권사 김정훈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주가 급락의 가장 큰 이유는 정책부재의 문제"라며 "부채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상실하고 있는 정부가 점차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코스피 전망 밴드의 수정도 불가피하다"며 "밴드 하단으로 제시한 1650포인트는 8월 저점이 올해의 저점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 미국채 금리 하락으로 재정지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어 향후 경기부양 옵션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소비자물가 역시 올해 3분기에 고점을 치고 내려간다면 향후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에서만 볼 필요는 없는 진단이다.

김 팀장은 "이 같은 매커니즘을 이해하는 과정이 올해 3분기 내지는 4분기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코스피 바닥은 1650~1700포인트 수준, 예상이익이 10% 정도 조정되는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에서 적정 코스피는 2163포인트로 도출된다"고 전했다.

투자전략으로는 세 가지를 제시했다.

김 팀장은 "확고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글로벌 마켓에서 입지를 강화해가고 있거나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은 비교적 안정된 수익률을 나타내거나 시장 대비 아웃퍼폼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에 해당하는 종목으로는 POSCO와 삼성물산, 기아차, 녹십자, 엔씨소프트, 덕산하이메탈, 삼성전자을 꼽았다.

김 팀장은 "이익 예상치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해 과매도 상태이거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에 근접한 기업 S-Oil, 현대중공업, STX엔진, 코리안리, KT, SK텔레콤도 유망하다"고 했다.

또 경기 불황에 대해 내성을 가지고 있고 중국 등 이머징 마켓에서 사업기회가 확대된 기업, 또는 해당 분야에서 확고한 시장지위나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롯데쇼핑, KT스카이라이프, CJ제일제당, KT&G, LG생활건강, 삼성화재를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