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HP의 PC사업을 인수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대만 IT전문지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이달 초 대만의 노트북 제조업체인 콴타,콤팔,페가트론에 노트북 아웃소싱을 맡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삼성전자가 최근 콴타,콤팔,페가트론 관계자를 한국으로 초청했다"며 "삼성전자가 PC사업을 확대하려는 준비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HP PC사업부문을 인수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HP는 연간 4000만대의 PC를 생산하는데,연간 1000만대의 PC를 만드는 삼성전자가 HP의 PC사업을 인수하게 되면 생산량이 5000만대로 늘어난다"며 "이럴 경우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생산물량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점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주로 담당하는 대만업체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보도했다. 즉,삼성전자가 HP의 PC사업 인수를 염두에 두고 사전에 대만업체들에 OEM 생산을 할 수 있는지를 타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디지타임스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C사업이 장기적으로 저수익산업이란 점에서 HP도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인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그러나 HP의 PC사업을 삼성전자가 인수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HP의 PC사업을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글로벌 PC시장 1위에 오를 수 있는데다 HP가 보유한 웹 운영체제(OS)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