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프로젝터 시대가 오고 있다. 그동안 프로젝터는 휴대가 불가능한 고가의 묵직한 사무기기나 홈시어터를 구축할 때나 필요한 제품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최근 초소형 프로젝터와 이를 탑재한 다양한 정보기술(IT) 기기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제품 '컨셉트'가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최근 790g의 가벼운 무게에 고화질(HD)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미니빔 TV'를 출시했다. 2㎏이 넘는 기존 프로젝터와 비교했을 때 3분의 1 무게다. 이 제품은 국내 휴대용 프로젝터 가운데 최초로 HD급(1280×800) 16 대 9 와이드 화면으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제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XGA(1020×768)급 화면을 보여주는 데 그쳤던 기존 제품보다 화질이 최대 160% 선명하다"고 말했다. 최대 100인치까지 화면을 키울 수 있다.

TV수신 기능을 탑재해 전용 안테나를 연결할 경우 지상파TV를 HD 영상으로도 시청할 수 있다. DLNA 기능을 갖추고 있는 스마트폰 PC 넷하드 등과 무선으로 연결하면 이들 기기에 저장된 다양한 콘텐츠들을 감상할 수 있다. USB 케이블을 통해 USB 메모리나 외장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연결하면 PC 없이도 동영상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셀과 파워포인트 파일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태권 HE마케팅팀장(상무)는 "소형경량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별도 케이블 연결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등 편의성을 제고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터 전문업체 옵토마는 애플 아이폰을 연결해 저장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장치인 '도크(dock)'에 초소형 프로젝터를 탑재한 '네오아이(Neo-i)'라는 제품을 최근 출시했다. 아이폰용 도크는 대개 안에 저장된 음악을 스피커를 통해 감상하는 데 쓰여왔다. 옵토마가 이번에 내놓은 제품은 여기에 프로젝터까지 추가해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이폰뿐만 아니라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엑스박스360 · 플레이스테이션3 등 콘솔 게임기와 연결할 수도 있다.

초소형 프로젝터를 탑재한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도 등장했다. 니콘이 지난해 내놓은 '쿨픽스 S1100pj'는 프로젝터를 앞면에 내장해 촬영한 사진을 그대로 벽에 비춰서 볼 수 있다. 소니가 3월 내놓은 2011년형 캠코더 가운데 2개 모델은 프로젝터를 탑재해 촬영한 동영상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최대 3m 거리에서 60인치 크기까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초소형 렌즈 등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데다 휴대용 프로젝터에 대한 수요도 상당해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제품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