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사진)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가 종전 -3.8%에서 -4.5%로 조정됐다"고 말했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니젤로스 장관은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문제와 해외 악재가 겹치며 불황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GDP 증가율이 -4.5%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로서는 GDP 증가율이 어디까지 하락할지 예단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합의한 2차 구제금융 지원안 이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그리스와 핀란드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제공하는 현금의 20%를 (핀란드에) 담보로 준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어 다른 나라들의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마리아 페크터 오스트리아 재무장관은 "모든 국가가 20%의 현금을 요구한다면 그리스 2차 지원안은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네덜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 다른 나라들도 그리스에 담보 제공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그리스 등 재정위기 국가들이 요구하는 유로본드(유로화 사용 17개국이 공동으로 발행하는 채권) 도입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