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쓰는 사람들 가운데서 '탭진(Tapzin)'이라는 이름의 잡지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 앱)이 화제다.

이 앱을 이용하면 한국경제미디어 그룹이 만드는 한경비즈니스,머니,잡앤조이 등을 비롯해 11종류의 잡지를 무료로 읽을 수 있다. 지난 2일 앱스토어에 처음 등록된 이후 사용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15일부터 무료 앱 가운데 인기 순위 1위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탭진의 제작사인 넥스트페이퍼 엠앤씨(Next paper media & communication)의 곽동수 대표(사진)는 "1년 가까이 준비를 해왔지만 출시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사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다양한 '퀄리티 페이퍼' 무료 제공

탭진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1차적으로 다양한 잡지를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앱을 내려받는 비용도 없다. 아이패드 사용자들은 앱스토어에서 다운받는 것만으로 매주,매월 업데이트되는 다양한 잡지들을 공짜로 읽을 수 있다. 현재 한국경제미디어그룹,조선일보매거진 등 4개 회사가 만드는 11종의 잡지를 서비스 중이다. 곽 대표는 "아이패드 사용자는 30대 남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이 선호하는 경제,시사,자동차,골프 등의 잡지를 중심으로 잡지 숫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앱은 기본적으로 잡지와 동일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이패드를 세로로 세웠을 경우 잡지 한 페이지가 화면에 나온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좌우로 움직이면 이전 · 다음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 · 축소할 수도 있다. 목차 화면과 여러 페이지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섬네일 기능,즐겨찾기 기능 등도 제공한다. 스크롤 속도가 빠른 편이어서 답답하지 않게 원하는 페이지를 찾을 수 있다.

종이 잡지와 다른 점은 각종 멀티미디어 기능을 제공하는 부분이다. 페이지 중간중간에서 볼 수 있는 '▼' 모양 버튼을 누르면 동영상이 재생된다. '+' 표시는 확대된 사진을 볼 수 있다. 특히 동영상은 전체 화면으로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잡지 형태를 유지한 채 동영상을 재생시킬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대부분 광고 화면에서 멀티미디어 기능을 제공하지만 해당 잡지의 취재기자들이 촬영한 동영상도 볼 수 있다. 곽 대표는 "잡지사들이 멀티미디어 환경에 익숙해질수록 탭진을 이용해 종이 잡지보다 훨씬 더 생생한 기사를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익 구조는 100% 광고에 의존한다. 기존 잡지에 실린 광고를 그대로 쓸 수도 있고 새로운 광고를 넣을 수도 있다. 잡지 화보에 나오는 상품을 쇼핑몰과 연동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태블릿PC 활성화가 잡지사 수익을 악화시킬 것이란 예상도 있지만 반대로 독자를 늘릴 수도 있다"는 곽 대표는 "정확한 광고 반응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광고주 입장에서도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2~3시간이면 태블릿PC용으로 변환

현재 태블릿PC 전용 잡지 앱은 10종이 넘는다. 대기업부터 소규모 벤처까지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도 다양하다. 곽 대표는 "현재 형성된 시장은 작지만 발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하다"며 "양질의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탭진의 강점으로 종이 잡지를 디지털화하는 것이 쉽다는 점을 꼽았다. 2~3시간이면 잡지를 태블릿PC용 콘텐츠로 바꿀 수 있어 잡지사들이 별도의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곽 대표는 "지금까지는 넥스트페이퍼 직원들이 잡지 변환을 도와주고 있지만 곧 변환툴을 공개해 잡지사들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인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잡지사들이 많아 변환이 쉽다는 점이 차별 포인트라는 설명이다.

내달 말에는 구글의 태블릿PC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허니콤에 대응하는 탭진도 내놓는다. 삼성의 갤럭시탭 10.1 등에서도 탭진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곽 대표는 "아직 태블릿PC 보급률이 높지 않지만 머지않아 '1가구 1태블릿PC' 시대가 올 것"이라며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 탭진이 대표적 디지털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