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PC 제조업체 미국 휴렛팩커드(HP)가 PC 사업부를 분사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업을 중단한다고 19일 발표했다. 대신 영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미를 102억5000만달러(11조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세계 PC시장의 18.1%를 차지해온 HP의 선택에 정보기술(IT)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PC는 HP 전체 매출의 32%에 이르는 핵심 사업이다. 레오 아포테커 HP 최고경영자(CEO)는 "전략적인 역량과 주주 가치 보전을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HP의 PC 사업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확산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 공세에 나서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초 야심차게 선보인 태블릿PC도 거의 팔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HP가 PC를 포함한 개인용 하드웨어(HW)사업에서 발을 빼기 위한 수순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HP의 결정을 'IT산업 대전환(the great transformation)'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이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을 인수,애플에 도전장을 던진 데 이어 HP가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면서 IT 지형이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래드 실버버그 전 마이크로소프트 수석부사장은 "PC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는 '포스트PC 시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