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우려에 금융시장 '패닉'…증시 폭락·환율 급등
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5% 넘게 폭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해 1080원선으로 뛰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 매물 부담이 가중되면서 장중 낙폭을 확대, 1770선으로 물러났다.

19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4.86포인트(4.56%) 떨어진 1775.72를 기록 중이다.

18일(현지시간) 세계 경제 저성장에 대한 공포와 유럽 은행권 신용경색 우려로 뉴욕증시 주요 3대지수가 3∼5% 폭락했다. 이에 코스피지수도 4% 가까이 급락해 1780선에서 장을 출발했고, 이후 낙폭을 키우는 흐름을 보였다. 한때 5.09%까지 하락폭이 확대돼 1765.8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과 유럽이 경기 침체에 다가서고 있다며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2%에서 3.9%로 하향 조정했다. 이 가운데 미국 소비자물가는 상승세를 나타냈고, 필라델피아 지역 제조업 경기는 2년 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13억원, 20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2300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증시 우군이 되고 있다. 차익거래는 950억원, 비차익거래는 605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1555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업종별로 운수장비와 화학이 외국인과 기관 매물에 각각 7%, 6%대 폭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주 삼인방이 5∼9% 떨어지고 있다. 10% 넘게 떨어진 LG화학과 S-0il을 비롯해 호남석유, OCI, 한화케미칼 등 화학주들도 4∼11%대 밀리는 중이다.

전기전자도 업황 부진 우려가 가중되면서 4%대 폭락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장중 67만2000원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기록, 시가총액이 2009년 7월 23일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통신업종은 유일하게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섬유의복, 음식료, 유통 등 내수 관련 업종의 낙폭도 1%대 내외로 떨어져 선전하는 모습이다.

시가총액 1∼10위 종목들이 전부 하락하는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7거래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코스닥지수도 3% 넘게 급락하고 있다.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8.00포인트(3.54%) 떨어진 489.84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이 26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09억원, 111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이날 스타지수선물 가격 급락과 함께 올 들어 두번째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전날에 이어 재차 서킷브레이커가 내려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하고 있다. CJ E&M, 네오위즈게임즈 등 일부 콘텐츠 및 인터넷 관련주들은 상승세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급등, 닷새 만에 재차 1080원선으로 올라섰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05원(0.84%) 뛴 1083.05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