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주가가 5만9000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LG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전체 발행 물량의 96% 이상이 이미 원금 손실 구간(녹인배리어)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LG전자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 물량은 총 1146억원 규모로,이 가운데 40억원어치를 제외한 나머지는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 기준가격(가입 당시 기초자산 가격)의 40~60% 미만일 경우에 손실이 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개별 종목 ELS는 대부분 우량 종목을 중심으로 기초자산을 구성하기 때문에 평소 같으면 원금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지 않다. 하지만 최근 우량 종목들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LG전자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는 이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원금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LG전자는 5월13일 11만5500원으로 장을 마감한 뒤 지속적으로 내려 이날 5만8400원에 마감했다.

손실 구간에 접어든 ELS가 늘어난 것이 LG전자 주가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ELS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스텝다운형'은 손실 구간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기초자산의 주가가 내릴 때마다 해당 종목을 매입하고,오를 때는 팔아서 수익을 올리는 구조"라며 "기초자산이 손실 구간을 터치하면,그동안 매입한 기초자산의 상당량을 한꺼번에 청산하게 돼 있어 매물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선 앞으로 발행될 ELS의 기초자산에서 LG전자를 배제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 증권사 상품전략 담당 임원은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발행될 ELS의 기초자산에는 기존 대형 우량주라도 변동성이 큰 종목은 제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