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값도 '사상 최저'…삼성ㆍ하이닉스, 3분기 실적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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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GB 8월 상반기 2.68달러…올들어 25% 폭락
삼성, 반도체 영업익 1조원대로 줄어들 수도
삼성, 반도체 영업익 1조원대로 줄어들 수도
'화불단행'(禍不單行)일까. 8월 들어 D램 값이 20% 가까이 급락한 데 이어 낸드플래시 가격이 또다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IT(정보기술) 산업의 주력인 반도체 가격 급락 여파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3분기 실적악화도 우려된다. 시장에선 3분기 하이닉스의 영업적자 전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다. 매분기 2조원 안팎에 이르는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영업이익도 1조원 초반대로 급격히 줄 것이란 관측도 있다.
◆8월 상반기 낸드플래시 값 사상 최저
대만 전자상거래 전문사이트 'D램 익스체인지'는 시장 주력제품인 16GB MLC(멀티레벨셀) 낸드플래시의 이달 상반기 고정거래가격이 2.68달러를 기록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고정거래가격은 반도체 제조업체가 메이저 세트업체들과 맺는 장기 공급가격을 말한다. 매달 상 ·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된다.
이달 상반기 가격은 지난달 하반기 가격(2.74달러) 대비 3%가량 하락한 것이며 지난 1월에 비해선 25% 가까이 급락한 수준이다. 2009년 2월 2.89달러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또 다른 시장 주력제품인 32GB MLC 값도 이달 상반기 3.2달러로 지난달 하반기 3.25달러 대비 1.5% 하락했다.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선 낸드플래시 가격이 통상적으로 IT제품 성수기인 신학기 수요에 맞춰 이달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휴대폰과 태블릿PC가 많이 팔리면서 낸드플래시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점에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 경기침체 우려로 신학기 수요가 예상보다 못했던 것 같다"며 "글로벌 경기상황을 감안할 때 4분기에나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에 앞서 나온 D램 고정거래가격도 급락세를 보였다. 시장 주력제품인 DDR3 1Gb D램의 이달 상반기 고정거래가격은 0.61달러를 기록,지난달 하반기(0.75달러) 대비 18.7% 떨어졌다. 역대 최저 수준이며 낙폭도 사상 최대다. D램 업체 생산원가(1~1.2달러)의 절반 가까이 내려간 셈이다. .
◆하이닉스는 적자 우려
D램에 이은 낸드플래시 값 급락으로 당장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1,2위에 올라있지만 가격하락 폭이 워낙 크다는 점에서 수익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 규모를 1조9050억원으로 일단 전망했으나 최악의 경우 1조5450억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닉스 영업이익은 1660억원으로 추정했으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때 840억원 영억적자를 낼 것으로 점쳤다.
HMC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최악의 경우 1조2000억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봤으며 한화증권은 하이닉스가 3분기에 1390억원 영업적자(램버스 소송 승소에 따른 추가이익 제외)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대한 최악의 실적 전망치는 올해 전 세계 PC시장 성장률이 2~3%에 그칠 것이란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며 "미국 경제상황,유럽 재정위기 등이 또 다시 악화되면 이런 예측도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대만 반도체기업과 엘피다 등 후발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반사효과를 볼 것이란 관측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2009년 독일 키몬다가 파산한 것과 같은 상황이 오지 않는 한 삼성전자,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낸드플래시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지더라도 저장 정보가 사라지지 않은 채 유지되는 플래시메모리의 일종.소비전력이 작고 정보 입출력도 자유롭다. 전자회로 형태에 따라 낸드플래시와 노어플래시로 나뉜다. 제조단가가 싸고 대용량이 가능해 스마트폰 태블릿PC USB 디지털카메라 등에 많이 쓰인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