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대일밴드,스카치테이프, 그리고 우리가 만드는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 고유한 제품명이지만 해당 상품군의 대명사로 쓰인다는 거죠.인바디는 병원이나 헬스클럽에서 체성분 검사의 대명사처럼 쓰일 정도로 높은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습니다. "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를 제조하는 의료기기업체 바이오스페이스의 차기철 대표(사진)는 "국내의 열악한 의료기기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유례없이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바디는 체중계처럼 생긴 발판에 맨발로 올라가 금속 손잡이를 잡으면 1분 내에 신체의 근육과 체지방량 등 종합적인 체성분을 측정,올바른 운동방향 등을 제시해주는 의료기기다. 기존에도 개략적인 체지방량을 측정해주는 장비는 있었지만 복부 팔 다리 등 신체를 부위별로 분석하는 기술을 1996년 독자적으로 개발, 이 제품을 출시하면서 체성분분석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놨다. 차 대표는 "빠르면서도 정밀 측정이 가능한 기술적 강점 때문에 병원이나 헬스클럽에서 비만과 기초건강진단 및 운동처방용 장비로 빠르게 보급됐다"고 설명했다. 보건소와 학교 등을 포함하면 전국에 3만여대 이상이 보급돼 현재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다.



인바디가 이처럼 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게 된 데 대해 "기술적 차별성도 있었지만 쉬우면서도 체성분분석 장비라는 의미를 충분히 담고 있는 브랜드 명이 큰 몫을 했다"고 차 대표는 설명했다.

이 회사는 마케팅 전략에서도 이 같은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브랜드를 더욱 각인시키려 노력했다. 체성분 측정 후 출력되는 결과지나 검사를 안내하는 포스터에 모두 '인바디 검사'라고 표시, 제품 구매자인 의사나 헬스클럽 트레이너들이 일반인들에게 체성분 검사를 '인바디 검사'라고 소개하도록 유도했다.

일부 대학의 체육수업에서는 학기 말 '인바디 검사' 때 체지방량이 줄어야 높은 성적을 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도 했다. 차 대표는 "이제는 경쟁사들이 제품을 팔 때 자사의 제품을 '인바디 제품'이라 소개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생길 정도가 됐다"고 했다.

이 회사는 이 같은 국내 시장의 성공을 발판으로 최근 해외에서의 브랜드 알리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일본 미국 중국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세계 40여개 국에 현지 대리점을 운영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도 차근차근 구축하고 있다. 이 덕분에 해외 매출이 매년 15~20%씩 꾸준히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직은 전체 매출의 30~4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70~80% 수준까지 키운다는 것이 목표다.

바이오스페이스는 '인바디'의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가정용 체성분분석기 시장이다. 최근 들어 'u-헬스케어(유비쿼터스 헬스케어 · 언제 어디서나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가 주목을 받으면서 병원 중심이었던 의료기기 시장이 가정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체성분분석기가 가전제품과 같은 가정 필수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간편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가정용 기기를 새롭게 개발해 트렌드를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약 244억원.그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전 세계적으로 자가 건강관리 수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지금껏 구축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수년 내 2배 이상 성장하는 회사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