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푸치니 '마담 버터플라이' 중 '어떤 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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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초초(나비)'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나가사키의 소녀는 게이샤를 그만두고 미국 해군 장교와 결혼하는 데 성공한다. 이젠 미국인의 아내답게 '마담 버터플라이'로 불리는 것이 소망이다. 그러나 본국에 다녀온다던 남편은 3년째 무소식이고 주변 사람들은 재혼을 권한다. 하녀도 같은 생각을 한다.
그런 상황에서 남편이 돌아온다는 확신을 노래하는 아리아가 푸치니의 '마담 버터플라이' 중 '어떤 갠 날'이다. 사실 속마음은 흔들렸으리라.남편이 "버터플라이!"라고 외치며 언덕을 올라오면 숨어버릴 거라고 말하는 건 처절한 원망의 완곡한 표현이다. 1904년 이 오페라가 초연되자 서구 관객들은 일본의 독특한 정신세계에 탄복했고 이듬해 일본 해군이 러시아 발틱 함대를 섬멸하자 일본이야말로 신비스러우면서도 강한 나라라고 인식하게 된다.
얼마 전 미국 영국이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자는 의견을 밝혔다. 이는 역사와 논리에 의한 판단이 아니라 일본에 대한 호감이 작용한 결과가 아닐까. 우리도 어떻게 해야 한국을 세계 속에서 존중받는 국가와 민족으로 만들 수 있을까 치열하게 고민했으면 한다. 경제력만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유형종 < 음악 · 무용칼럼니스트 · 무지크바움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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