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주가가 연초 대비 반토막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지속적인 주가 부진 원인으로 더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을 꼽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결정으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16일 오후 1시 10분 현재 0.62% 오른 6만5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전자는 장 초반 지수 상승과 맞물려 3% 넘게 올랐으나 오름폭을 축소한 상태다. 같은 시간 코스피 지수는 4%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 주가는 올해초와 비교하면 지난 12일 기준으로 약 45% 하락했다. 지난 11일에는 장중 5만9500원까지 추락해 연초와 비교해 정확히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스마트폰 경쟁력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면서 여전히 적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주가 상승 여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거기에 가전 부문의 실적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올 초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는 하락했다.

지난달 말 올 2분기 실적을 내놓은 LG전자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부는 전분기 대비 영업적자폭을 축소했으나 가전과 에어컨 부분에서는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지목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가전(HA)과 에어컨(AE)의 수익성이 감소했다"면서 "MC부문에선 스마트폰 비중 증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개선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줄었으나 HA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쟁사의 공격적인 출혈 경쟁 영향으로 마진이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AE 부문에서도 에어컨 판매는 호조세를 나타냈으나 태양광과 발광다이오드(LED) 등 신규 사업 투자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줄었다.

MC 부문의 수익성 개선도 나타났으나 그 속도가 완만하고 플래그쉽 위주의 모델이 없어 올해안 흑자전환을 자신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강윤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스마트폰 라인업은 사업자별 맞춤형 모델의 성격이 강해 확산 속도가 완만하다"면서 "기존 중저가폰의 물량 감소와 수익성 악화의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플래그쉽 모델의 부재로 LG전자 MC 사업부의 분기 흑자 전환은 올 하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MC사업부의 2011년 연간 영업손실이 2448억원으로 플래그쉽 모델 출시가 기대되는 2012년 이후에나 5803억원으로 흑자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하반기 스마트폰 경쟁력 회복 등 실적 개선 기대도 최근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를 발표하면서 적신호가 켜졌다.

구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모토로라를 12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모토로라의 12일자 종가에 63%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40달러에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순학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운영체제(OS) 공급업체인 구글과 제조사인 모토로라의 만남은 단기적으로 기존 안드로이드 제조사에게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규 서비스나 유저인터페이스(UI)를 담은 구글기반단말기(GED)의 개발 기회가 모토로라에게 우선적으로 부여될 가능성이 높고, 경쟁사들이 초기 개발 단계에서 구글의 기술 지원에 의한 노하우 습득에 한발 뒤쳐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하지만 구글이 39개에 달하는 제조사들을 모두 등지고 모토로라에 의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안드로이드 시장에 우군을 최대한 많이 끌어들이려는 전략상 기존 안드로이드 제조사에 대한 배려도 이전과 같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안드로이드 시장 내 우월한 지위가 이미 확인되고 있어 구글 입장에서 장기적인 파트너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LG전자의 경우 이번 인수 건으로 인해 안드로이드 진영내 톱3(모토로라, 삼성전자, HTC)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투자전략적인 측면에서 LG전자에 대해서는 당분간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