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전국이 신음하던 이달 초,채정병 롯데 정책본부 사장은 서울 신수동에 있는 전국재해구호협회를 찾았다. 수재민들이 하루 빨리 재기할 수 있도록 성금 20억원을 기탁하기 위해서였다. 롯데마트 임직원들은 춘천에서 주택 토사 제거 작업 등을 돕고 있었다. 롯데홈쇼핑 임직원들은 열린의사회와 함께 방제 · 방역작업 및 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다. 앞서 롯데건설은 산사태로 엉망이 된 우면산에 포클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들을 지원,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다.

롯데그룹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롯데가 본격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 시기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장학재단의 사회공헌 활동은 기초과학 부문에 집중돼 있다. 한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과학 강국'이 돼야한다는 생각에서다. 롯데장학재단은 1983년 설립 이래 7300명에게 260억원가량을 지원했다. 지난 2월에는 기초과학 전공 대학생 등에게 2011년 1학기 장학금 23억4000만원을 전달했다.

롯데복지재단은 외국인 근로자,조선족 동포들,장애인 등 소외계층 돕기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4억5000만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는 5억원가량을 소외계층 지원에 쓸 계획이다. 아동보육시설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16개 사회복지시설에 1억2000만원 상당의 교육용 기자재와 생활용품을 전달했다.

'글로벌 롯데'의 선봉장 격인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사회공헌 활동도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5월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 '롯데 시계탑'을 건립했다. 동티모르 가정에는 대부분 시계가 없는 탓에 학생들이 학교에 지각하는 일은 다반사다. 또 각종 중고 시계와 배터리 3만여개,컴퓨터 100대,의류 2000벌,라면 1500박스 등도 함께 전달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5월에 신진 디자이너들의 재능을 기부받아 지구촌 어린이를 돕는 행사를 진행했다. 서울시 산하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소속 신진 디자이너 18명이 기부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티셔츠를 만들어 수익금 일부를 '세이브 더 칠드런'에 전달했다.

롯데슈퍼는 작년 12월부터 점포 인근 저소득 가구에 기초 생필품을 지원하는 '아름다운 이웃' 캠페인을 매달 시행하고 있다. 전국 160개 점포 인근에 거주하는 결손아동,독거노인,소년소녀 가장 등 1004가구에 쌀 라면 등 기초 생활필수품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기부되는 생필품은 연간 4억원에 달한다. 지역 주민과 공존하는 슈퍼마켓의 특성을 잘 살린 사회공헌 활동인 셈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등과 결연을 맺고 저소득층 식품기부사업,해외아동구호 활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는 1년 동안 판매된 도시락 수익금의 1%를 영유아 분유 사업에 지원키로 했다.

롯데호텔은 맛집 탐방 동호회인 '맛을 찾는 사람들'과 호텔 조리팀 직원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맛찾사'는 매년 장애 아동 양육 시설인 '은혜의 집'을 방문해 평소 접하기 힘든 양식과 파스타 같은 요리를 즉석에서 만들어 주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