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 홀스트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62 · 사진)는 "유럽 국가들의 재정문제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미국처럼 제로금리를 선언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1년 임기의 세계계량경제학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주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더블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에릭 매스킨 프린스턴고등연구소 교수와 같은 의견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 정치문제와 경제문제를 각각 갖고 있긴 하지만 미국 경제의 현 상태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유럽국가들의 재정 상태가 큰 문제이고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홀스트롬 교수는 미국이 2013년까지 제로금리 정책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나 자신이 그 정책을 결정하는 데 참여했기 때문에 당연히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대규모 재정지출 감소를 약속했는데 실행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홀스트롬 교수는 앞으로 세계 경제 불안요인이 유럽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럽은 아직 제로금리가 아니다"며 금리를 빨리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 들어 4월과 7월 두 차례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높였으며 8월엔 연 1.5% 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는 또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AAA로 미국(AA)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프랑스의 신용등급도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홀스트롬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를 되돌아보면 시장에 알려진 무수히 많은 정보들이 서로 엉키면서 잘못된 정보를 생산하고,이로 인해 유동성 과잉 수요가 촉발돼 '위기'가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보의 양이 적더라도 질을 높여 '정확한 정보'가 유통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규/이상은 기자 black0419@hankyung.com